2014. 3.13.나무날. 서설(瑞雪)

조회 수 858 추천 수 0 2014.04.05 08:37:43



비, 봄비, 봄비답잖게 수선스럽더니

오전에도 내내 내리더니

오후 펑펑 눈으로 내립니다, 이 밤까지.

瑞雪이라, 상서로운 눈.

그나저나 나와서 뛰어다니던 개구리들 어쩌나요.


단식을 풀고

먹는 일이 이리 즐겁고나,

무엇이나 먹는 일이 고맙지요.

단식이 주는 선물 하나; 무엇이나 먹는 것이 감사한.


밀양의 한 가마를 들렀습니다.

다회에 동행하는 이들이 주문한 다기를 찾으러 간 걸음이었는데,

물꼬에 몇 가지 도자기를 선물해주셨지요.

날마다 기적을 체험하는 물꼬 삶,

오랜만에 곱씹는 구절입니다.

물꼬가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기재가 되고는 하는.

단식을 끝내고 움직이는 걸음에 주는 선물만 같아

이른 아침부터 마음 한껏 나팔줄기인데,

경주 한 선원의 주지스님이 물꼬에 다기상자를 또 열이나 기증하셨습니다.

세상에! 무슨 이런 뜻밖의 선물이랍니까.

중국황실다례 스승님이시지요.

열심히 하니 아이들과도 잘 해보라셨습니다.

아이들과도 다회하게 생겼네요.


저녁은 대구의 한 다회에서 전래놀이를 나누었습니다.

사대며 교대며 여러 연수에서 얼마나 오래 해왔던 일이던가요.

물꼬에서야 상설이구요.

80년대에 잊혀진 놀이들을 살려내고 판을 짜고

그것을 곳곳에 나누던 젊은 날이 있었습니다.

지금 여러 곳에서 하는 전래놀이와 강강술래의 한 모태가

물꼬인 것을 아시는지.

그런데도 아직 그런 것을 만나보지 못한 곳이 있더이다.

신명나게 놀았지요.


긴 하루.

돌아오는 길, 밤 눈길 조심하라는 소사아저씨의 기별.

새벽 한 시가 넘어 들어선 학교 운동장,

아, 눈에 덮여 천지가 등을 달았는데,

따사로운 겨울왕국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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