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16.해날. 맑음

조회 수 674 추천 수 0 2014.04.05 08:42:06



오랜만에 호박죽을 끓여냅니다.

3월이 오기 전 비울 늙은 호박인데,

여태 장 위에 장식품처럼 앉았던 것들입니다.

겨울날 몇 차례 해서 둘레 할머니들과 나누고는 했는데,

그러고 보니 올해는 3월이 되어서도 아직 이번학년도를 준비 중이니...

남아있던 다기도 마저 삶아내고,

다식으로 쓸 것들도 좀 만들어놓고,

다림질도 하고,

어제 이웃에서 온 유기농사과에 대한 답례로

이것저것 챙겨 보따리를 싸고.


식구들 점심 멕여

읍내로 또 기차역으로 보냅니다.

황간으로 둘러오며 다시 이웃 유기농가 광평에 들러

어제 주셨던 유기농사과로 만든 잼도 나눠드리고, 더하여 두어 가지도.

그런데 또 대파가 실려 오고.

늘 뭔가 드리자고 간 걸음이 실어오는 게 더 많은.

돌아오며 면소재지를 지날 적

마침 장이 서서 멈춰 들여다보는데, 다가오는 이,

뜻밖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차공부를 하며 안면이 있던 분.

“이 산골에 사세요?”

“그렇다니까요.”

골짝골짝 나들이를 좀 해보는 봄이라셨지요.

물꼬까지 같이 와 다과를 나누었습니다,

언제 이러는 때가 오겠는가 하며.

사람살이 꼭 일만으로 사람을 만나던가요.

볕 좋은 날 이리 차 한 잔 나누는 것도 덕이려니.


오후는 좀 바빴지요.

내내, 아니 해지도록, 아니 밤 이슥토록

쓰레기를 정리해냈습니다.

내일 군의 숨은자원모으기사업이 있고,

각 면의 새마을지도자들 중심으로 모여진 재활용품들이 모일 것.

그편에 물꼬 물건들도 좀 실어 내려지요.

플라스틱을 내기에 이때가 제일 좋아

아주 작정하고 이참에 ‘되살림터’를 아주 문지르듯 정리.

태울 것들에 불을 지피기도 하고.

그리고, 아이들 차 공부를 위해 준비 좀 하고.


내일은 산촌유학관련 협의가 있습니다.

모레는 비행기에 오를 일도 있어 종종종...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754 2015. 4. 3.쇠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15-04-29 685
4753 2015. 9.13.해날. 비 긋고 구름 옥영경 2015-10-12 685
4752 2016. 6.22.물날. 흐림 옥영경 2016-07-16 685
4751 2016. 7.16.흙날. 비 옥영경 2016-08-06 685
4750 2016.12.21.물날. 비 옥영경 2016-12-30 685
4749 2023.11.12.해날. 볕 거둔 오후 옥영경 2023-11-19 685
4748 2월 빈들 닫는 날, 2013. 2.23.해날. 맑음 옥영경 2014-03-11 686
4747 2014. 6.13.쇠날. 잠깐씩 구름 지나다 비 뿌리는 오후 옥영경 2014-07-04 686
4746 2014. 8.21.나무날. 비 옥영경 2014-09-20 686
4745 2014. 9.17.물날. 비 잠깐의 아침, 그리고 흐림 옥영경 2014-10-15 686
4744 2014.10.13.~14.달~불날. 맑음 옥영경 2014-10-31 686
4743 2014.10.20~21.달~불날. 비 내린 종일, 이튿날 쉬고 내리고 옥영경 2014-10-31 686
4742 2014.12.31.흙날. 눈 옥영경 2015-01-06 686
4741 2015. 2.12.나무날. 바람 찬 옥영경 2015-03-13 686
4740 2015. 5. 9.흙날. 맑음 옥영경 2015-06-25 686
4739 2015. 5.12.불날. 갬 옥영경 2015-07-01 686
4738 2015. 6.10.물날. 가끔 구름 옥영경 2015-07-14 686
4737 2016. 6. 3~4.쇠~흙날. 뿌연 하늘, 그리고 비 옥영경 2016-07-06 686
4736 2016. 6. 9.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6-07-06 686
4735 2016. 8.19.쇠날. 맑음, 달 좀 봐! 옥영경 2016-09-08 68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