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30.해날. 갬

조회 수 890 추천 수 0 2014.04.15 06:22:59



초등학교 1학년에 계자에 와서 인연을 맺고

이러저러 오랜 시간이 흐른 뒤

7학년이 되어 새끼일꾼이 되고 싶다는 연락.

아직도 물꼬가 있어, 여기 있어,

그도 고맙고, 우리도 고마운.

물꼬 영광의 이름자 ‘새끼일꾼’을 잊지 않아 더욱 고마운.

기억 못할까 하여 그 때 계자에서 찍은 사진을 찾아 동봉한 글월이었지요.

여름에 오니라, 꼭 오니라 전해야겠습니다.


마늘밭에 웃거름도 좀 넣고

달골 올랐습니다.

햇발동 베란다 앞 야외용 식탁 곁,

정화조를 덮는 데크를 만들어야지 하지요.

방부목을 얼마나 들여야 할까 치수를 재고 따져봅니다.

5월이 오기 전엔 작업이 되려는지.


해날이라고 오늘은 많은 시간을 목공실에서 보냈습니다.

대나무를 잘라 차칙부터 만들었지요.

절단기로 길이를 자르고 낫으로 반 쪼개고

다시 절단기로 끝을 좀 잘라내고 샌딩기로 다듬는 작업.

만드는 결에 함께 차를 마시는 다인들과 두루 나누어도 좋으리라 합니다.


간장집 해우소에 선반도 하나 만들어 넣지요.

가방을 들고 가다 그 가방을 어쩌지 못하고

문 앞 바닥에 놓고 들어갈 때가 흔했습니다.

그나마 맑은 날은 그러려니 하는데,

그게 참, 날이 젖고 보면 간장집 부엌까지 가서 짐을 놓고 들어가야 하는...

선반이 있으면 요긴하겠다,

여러 날 생각하다 그예 만들어서 넣었더랍니다.


된장집 온수보일러 조절기도 위치를 옮겼습니다.

조절기가 소사아저씨 방에 있어

고추장집을 쓰는 사람도 된장집 다른 방을 쓰는 이도

소사아저씨 방문을 벌컥벌컥 열거나 부탁을 해야 했더랬지요,

켜달라거나 꺼달라거나.

마루 벽면으로 뺐답니다.

속이 다 시원한.

그 간단한 작업도 여러 날, 아주 여러 날을 마음잡고 해야 하는,

게으름인지 바쁨인지 아니면 마음 쓰지 못함인지, 원...

간 걸음에 된장집 떨어진 벽면 옷걸이도

시멘트 벽을 뚫는 기리를 써서 고쳐두었지요.

이 산골에서의 목공이란 무슨 그럴듯한 가구를 만들기 이전

이런 소소한 집안살림 단도리가 더 큰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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