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골 햇발동 부엌 벽 아래에

지난해 장마 무렵 개나리를 꺾꽂이 했더랬습니다.

새봄 오고 거기 새 잎 돋는 것도 감동이더니

거기, 거기 말입니다, 개나리꽃 매달렸습니다.

기적입니다.

햇발동과 창고동 둘레 축대엔

지난겨울 들머리 백우산에서 황선생님이 기증하신

눈개승마 심었더랬는데,

아, 그것도 오르고 있습디다요.

곧 달골 묵정밭에 옮겨 심으리라 하는데,

왜냐면 뒤란 흘러내린 흙들을 또 수습해야 하니 그것들 다칠 것이므로,

힘차게 오른 보람이 헛되지 않게

잘 옮겨주어야지 한다지요.

기적은 날마다 우리 곁에 이렇게 있습니다.

물꼬가 날마다 경험하는 그 기적과 같이.

어제 이웃마을 꽃차 선생님께 얻어온 수선화 몇 뿌리,

달골 마당에 심고 마을로 내려섭니다.


마을회의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마을에서 가는 봄나들이를 어찌 하느냐는 거지요.

가긴 갈 것인가, 어떤 범주로 갈 것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

지난해부터 산마을 부녀회장일을 보며

비로소 마을 속에 섞여 있다는 느낌.

정작 학교가 마을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그렇게 1996년 가을부터 있었는데도,

2001년부터는 아주 내려와 살았는데도.


책방의 연탄난로를 치우고,

복사꽃 몽오리를 따다 차도 덖었습니다.

사람들이 복사꽃차 만들었다는 말 들어보지 못했다면

아마도 차로서야 그리 가치가 없지 싶지만

유리병에 넣어 관상용으로도 좋겠기에.

머위도 뜯어다 데쳐 된장에 무치고,

어느새 밭 가득 오른 부추도 베어 와서 김치를 담습니다.


식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저녁 먹고 식구들 모였을 때 유기농 사과잼도 만들지요.

그렇게 또 아이들맞이 하나 했습니다.

이참에 달골 청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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