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쇠날 가끔 먹구름이 지나가네요

조회 수 1414 추천 수 0 2004.12.17 21:02:00

12월 10일 쇠날 가끔 먹구름이 지나가네요

나무를 해 내린 아이들은
큰 엄마(사감) 유경샘이랑 조릿대집에 가 불을 땠습니다.
저녁이면 대나무 숲의 정적으로 여전히 걸어 들어가고
낼이면 들어오실 기락샘을 기다리고
배앓이를 해서 누운 예린이를 걱정했습니다.

전주에서 11개월 된 아이를 들쳐업고
한 아주머니가 어스름을 뚫고 들어섰습니다.
초등 두 아이가 있다고,
공동체 식구가 되고 싶다 합니다.
바쁠 것 같아 전화를 붙잡고 있을 수도 없고
온다 하면 약속을 잡기도 쉽잖을 것 같아
꾸역꾸역 오셨답니다.
그 절박한 마음이야 헤아리지 못할 것도 아니나
현재의 삶에서 떠밀리듯 오는 길이 아니라
고르고 골라 이것이 길이구나 하는 명확함을 지니고 오십사 했습니다.
며칠 머물다 가실 참이시네요.

나현(초등 4년)이의 일기 둘을 옮깁니다.


12월 9일 나무날 맑음

< 12월달 마음 얘기 >

요번 12월달 마음 얘기 주제가 '내가 다른 사람을 마음 아프게 하였는가'를 주제로 했다.
내 생각은 이 주제가 참 좋은 것 같다. 자기 자신도 돌아보고 마음을 풀어줄 수 있어서 좋
다.
그리고 나도 다른 사람 마음을 속상하게 한 것이 많다. 그렇게 속상하게 하면 마음에 좀 걸
리니깐 이렇게 주제로 삼아서 하루재기 때 말하니깐 좋다.

12월 10일 쇠날 맑음

< 고백 >

요즘에는 일기 쓸 게 없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굴 기쁘게 해주고 싶다.
어제 저녁에 혜린이랑 채은이랑 혜연이가 자고 있는데 너무 미지근해서 예린이랑 령이랑 나
랑 불을 좀 살렸다. (그때는 불이 없어질라고 해서) 그랬더니 따뜻했다. 나랑 예린이가 그것
을 혜연이랑 혜린이랑 채은이한테 말하니깐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미지근했다가 좀 뜨거워졌어."
그래서 불 땐 보람이 있었다. 이렇게 몰래 누구를 도와주고 싶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94 39 계자 사흘째 1월 28일 옥영경 2004-01-30 1735
6593 39 계자 나흘째 1월 29일 옥영경 2004-01-31 1989
6592 39 계자 닷새째 1월 30일 옥영경 2004-02-01 2010
6591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1968
6590 물꼬 홈페이지를 위해 오셨던 분들 옥영경 2004-02-02 1558
6589 39 계자 이레째 2월 1일 옥영경 2004-02-02 1751
6588 39 계자 여드레째 2월 2일 옥영경 2004-02-03 1769
6587 39 계자 아흐레째 2월 3일 옥영경 2004-02-04 1987
6586 39 계자 열흘째 2월 4일 옥영경 2004-02-05 1838
6585 계자 39 열 하루째 2월 5일 옥영경 2004-02-07 1772
6584 계자 39 열 이틀째 2월 6일 옥영경 2004-02-07 1711
6583 39 계자 열 사흘째 2월 7일 옥영경 2004-02-08 1713
6582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081
6581 39 계자 열 나흘째 2월 8일 옥영경 2004-02-11 2027
6580 39 계자 마지막 날 2월 9일 옥영경 2004-02-12 1667
6579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082
6578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03
6577 가족 들살이 하다 옥영경 2004-02-20 1801
6576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2039
6575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95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