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많고 꽃가루 천지로 날리고...
고추모종을 심었습니다.
유기농 상추의 대가 류근모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당신이 이른 아침 작물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진공스피커가 인상적.
귀농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하는 첫 번째 질문,
돈을 버는 농사를 지을 것이냐, 즐기는 농사를 지을 것이냐.
그것이 작물을 결정케 한다는.
일리 있는 말씀.
최근에 하는 고민은 ‘그릇’이라 했습니다.
같은 고민입니다.
내가 얼마 정도 규모의 사람과 더불어 살 수 있는가 같은.
가령 열과 더불어 살 수 있겠는 이가 서른과 산다면 벅찬 거지요.
최근 만났던 사업을 하는 선배의 고민도 그런 비슷한.
결국 내 그릇의 문제이더라는.
그렇겠지요.
가끔 수행의 목적이 무엇이더냐 묻고 있으면
내 가난한 소갈머리를 채우는 것, 그러니까 소갈머리 키우기라는 생각이 드는.
그 역시 그릇의 다른 이름일 터.
밤, 물날수행모임.
모든 게 탈 것이라,
모든 것이 공부거리일 것이라.
각자 앞에 놓인 사물을 가지고 수행하였습니다.
자정 넘어서야 헤어졌더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