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12.달날. 맑음

조회 수 713 추천 수 0 2014.06.04 10:03:53


‘가슴 아픈 세상에도, 별 일 없이 잘 지낸다.’

대학시절 함께 뜨거운 시간을 보냈던 선배의 문자를 받습니다.

서해에 배가 가라앉고,

그 바다의 심연처럼 사람들의 마음도 잠기고.

가끔 물꼬를 방문한 이들이

‘어쩌면 그렇게 지치지 않고’ 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러면, 지치지요, 하고 말합니다.(정말요?)

‘가끔, 앞으로 나의 행보가 지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지

이대로 서서히 조금씩

사라지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는 한 활동가의 전언은

고스란히 이곳도 해당됩니다.

멀리서 한 어르신은

리용 가는 길에 본 쌍무지개를 찍어 보내왔습니다.

그런 것에도 희망을 읽어보자는 뜻일는지.


학교는 고추밭도 마늘밭도 옥수수밭도 포도나무 둘레도

풀, 풀들.

마당에도 온통 풀, 풀들.

벨 수 있는 건 베고 맬 수 있는 건 매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대로.


지난해 가을학기 목공을 익히던 설악의 현장에 잠시 들러

사람들을 위해 밥상을 준비했습니다.

직원 숙소에도 들러 하수구를 뚫고 청소를 하고.

“사는 놈들이 해야지...”

멋쩍어하며 선배가 말했지만,

누가 하면 어떻습니까.

답답한 놈이 하는 겁니다.

이 시대가 당면한 문제들 역시 누가 나서면 어떻습니까.

이 시대로부터 누구의 일이 어딨겠는지.

아픈 놈이 나서야지요.

마석에 나가 건축에 쓰일 재료들을 좀 사고,

저녁에는 화가와 기업가들과 한 자리.

한 기업가는 자신의 노후를 보낼, 이민 갈 몇 나라 후보지를 들먹입니다.

가실 분 가시고,

이렇게 남을 사람 남고.


서울에서 간송문화전에 동행했던 이의 연락,

잘 내려갔냐는.

한편, 그 자유학기제란 것이 개별학교에 연관되어 뭔가 할 것이 있냐는 질문도.

누군가 물었던 모양입니다.

그럼요, 그럼요.

7월, 아일랜드에서 전환학기제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시점이

물꼬에서 또 하나의 일이 돌아가는 것과 맞물릴 터.

자유학기제 코디네이터, 그 쯤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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