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부터 머물고 계신 큰 엄마 장유경샘

조회 수 1626 추천 수 0 2004.12.17 21:04:00

12월 8일부터 머물고 계신 큰 엄마 장유경샘

정토에서 다섯 해를
그리고 푸른누리공동체에서 세 해를 머물며
공동체 삶을 사셨던 장유경샘이
다섯 살 산들이랑 예 와서 머물고 계십니다.
98년부터 물꼬랑 인연이 닿아
간간이 소식을 전하고 있었고
작년에 제가 귀국해 들어오자마자부터 몇 차례 걸음이 있었더랍니다.
지금은 임실 골짜기에서 남편이랑 농사짓고 사는데
산들이가 자람에 따라 학교에 대한 고민이 깊어갔고
마침 물꼬가 공동체 안에 학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다른 어느 곳보다 의지가 되었더라지요.
내년부터 곁에 와서 농사 지으며 살면 어떨까
아주 얘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답니다.
농사 한가로운 겨울 한 철,
물꼬의 흐름에 한 번 몸을 실어볼까 하고 오셨는데,
마침 아이들과 저녁을 함께 보낼 어른 손 하나,
그것도 너그럽고 따뜻한 분 계셨음 좋겠다 하던 차에
유경샘 들어오신 첫날부터 아이들 앞에 세워 조릿대집으로 보냈더이다.

11일 흙날 저녁
책방에서 마주앉아 앞으로 있을 날들에 대해 얘기 길었답니다.
같이 한 번 살아보자,
굳이 공동체 식구로 들어오니 마니 그런 것에 매이지 말자,
그리 말을 먼저 꺼내놓았습니다.
같은 시대에 같은 고민을 해왔고
던졌던 같은 꼴의 삶이 있었고
이제 비슷한 연배의 아이를 키우는
아줌마들로서의 연대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느뇨,
그 아이들이 형제가 되어 살면 얼마나 좋을까,
무엇보다 물꼬에서 큰 엄마 자리(사감)가 필요하고
유경샘이라면 누구보다 아이들의 저녁시간을 잘 건사할 수 있겠다,...
"내가 쓰일 데가 있고..."
반겨주십니다.
그리고 전 감동하지요.
정말 이이는 자세가 되었구나,
내가 할 수 있고, 라고 시작하지 않고
내가 쓰일 수 있으니 기쁘다십디다.
그래 우리는 손을 맞잡고
한 번 함께 살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걸음은 머물러 오신 길이니
애들 겨울방학으로 나갈 즈음까지 지내고
내년 3월부터 이사를 와서 조릿대집 아랫채로 들어가시자 했지요.
좋은 스승이고 선배인 그를 얻어 기뻤습니다.
하늘이 또 이렇게 돕는구나,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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