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밟고 떠난 밤손님처럼 새벽비 다녀가고 흐린 아침,

그리고 오전에도 오후에도 다녀간 소나기.


아침마다 네잎 토끼풀을 찾고 말립니다.

예비교사연수에 선물로 쓸.

젊은 친구들의 앞날에 대한 축복쯤 되겠습니다.

달골 마당 둘레 돌보고,

쓰레기를 내리고,

닭장 안을 청소하니 하루해가 졌습니다.


이튿날. 더웠네요.

연일 30도를 넘고 있습니다.

달골 가로막 완성.

이웃의 건축현장에 가서 홀로 작업하고 왔습니다.

사람들 일 마치고 비운 현장에서.

웬만한 도구들이 다 있으니까.


이른 아침에는 읍내 장에도 다녀왔습니다, 소사아저씨와, 장날이라고.

병아리 다섯 마리 실어왔지요.

올해는 물꼬에서 병아리가 태어나지 못했더랍니다.

토종 세 마리 육계 두 마리.


바깥수업을 다녀오니

면소재지에서며 사람들이 다녀가고.


커피가 왔습니다.

집담상담을 했던 이가 보냈습니다.

당신의 치유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인사가 또 고맙습니다.


감성에 대한 책 하나.

사람이 모든 감성을 다 표현하며 살지는 않지요.

못하지요.

그런데, 우리의 감성이 역사와 문화권에 따라 끊임없이 통제돼 왔다고.

감성은 타고난 천성이나 기질이 아니라

문화와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하나의 능력이라는.

결국 사회화의 산물이라는.

조선시대는 윤리와 예절의 이름으로,

냉전시대 반공의 이념으로 하는 식으로.

특정 감성은 체제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데 이용되었다는.

가령 불안.

불안은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지탱해주는 핵심 감정.

국가는 더 이상 안정장치가 아니고

하여 신자유주의 시대의 사람들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구매하고,

기업들은 그 불안을 부채질하며 이들을 판매하고,

위험과 불안에서 벗어나게 해줄 물신들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네 감성이 너만 만든 게 아냐, 그거 똑바로 보고 깨어있기,

그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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