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자리가 꽃자리 >,

오늘 일정의 제목이 그러했습니다.


107년 만에 가장 더웠던 5월이었다나요.

그래도 여긴 좀 낫더만요.

아침부터 북적였습니다.

커다란 수박을 두 덩이 안고 참 예뿐 청년들이 나타났지요.

부산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예비교사들입니다.

이 먼 산골까지 교과과정도 아니고 저들끼리 모여 물꼬 탐방에 나선.


안내모임부터.

‘물꼬, 그리고 대안교육의 흐름과 과제’쯤 되는 이야기들.

그리고 춤명상 나누고.

앞날에 축복을 비는 춤.

달골 오르며 물꼬가 꾸는 꿈, 삶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

지칠 때쯤 드리운 나무 그늘에 모였습니다.

물꼬는 늘 그런 지점에 맞춤한 자연의 풍경이 함께 있다지요.

포도즙 하나씩 마시고

내려오며 수영장 기웃거리고

큰형님느티나무 아래도 찍었다가

점심밥상 앞.

설거지에 기꺼이 나서준 이들.

늦은 점심 뒤 이어진 것은 전래놀이를 동반한 강강술래.

갈무리모임으로 끝났겠지요.


돌아가는 걸음엔 참과

아침마다 네잎토끼풀을 따서 모아 말린 것들.

살아가는 길에 그리 행운 있으시라.

예정했던 4시를 훌쩍 넘기고 떠났습니다.

강의료 봉투를 남기고 밥값 봉투는 되밀었습니다.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많은 돈이 아니나

누군가 아무 조건 없이 정성스런 밥상을 온전히 내놓았다,

그 밥으로 또 한걸음을 나아가시라.


사람들을 보낸 뒤

저녁밥상에는 또 다른 이들이 앉았습니다.

이웃마을 꽃차 선생님과 목수.

유리다관을 선물로 들고.

있었으면 싶었던 바로 그 다관.

고맙습니다.

가난한 답례로는 대나무로 만든 차칙 둘.


아,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가 시집을 가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곳이 친정이고 외가인 그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3774 2010. 4.17.흙날. 맑음 옥영경 2010-05-08 1006
3773 2009.11.17.불날. 겨우 맑은 옥영경 2009-11-27 1006
3772 2014.12. 9.불날. 맑음 옥영경 2014-12-27 1005
3771 2012. 5.20.해날. 맑음 옥영경 2012-06-02 1005
3770 2010. 8.31.불날. 창대비와 해가 번갈다 옥영경 2010-09-14 1005
3769 3월 빈들모임 닫는 날, 2010. 3.28.해날. 맑음 옥영경 2010-04-11 1005
3768 2009. 6.22.달날. 비 내리더니 점심깨나 갰네요. 옥영경 2009-07-03 1005
3767 2016. 1.18~22.달~쇠날. 눈과 바람과 가끔 다사로운 햇살 / 소리 공부 옥영경 2016-01-27 1004
3766 2010. 2.19-21.쇠-해날. 맑음 / 빈들모임 옥영경 2010-02-28 1004
3765 2010. 2.1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02-28 1004
3764 2009. 5.25.달날. 맑음 옥영경 2009-06-06 1004
3763 2012. 6.28.나무날. 맑으나 멀리 구름 옥영경 2012-07-08 1003
3762 2011.12.30.쇠날. 맑음 옥영경 2012-01-03 1003
3761 136 계자 나흗날, 2010. 1.13.물날. 맑음 옥영경 2010-01-20 1003
3760 2017. 6.30.쇠날. 소나기 / 인사동 시낭송, 그리고 청계천의 밤 옥영경 2017-07-31 1002
3759 2010. 1.9.흙날. 맑음 / 136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0-01-14 1002
3758 2009. 3.18.물날. 뿌옇더니 맑아졌네 옥영경 2009-03-29 1002
3757 10월 빈들 여는 날, 2014.10.25.흙날. 가을하늘! 옥영경 2014-10-31 1001
3756 2012. 8.27.달날. 밤, 비 퍼붓고 바람 거친 옥영경 2012-09-11 1001
3755 2012. 6.27.물날. 비 지나고 옥영경 2012-07-08 100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