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4.물날. 흐리다 빗방울

조회 수 690 추천 수 0 2014.06.24 00:25:42


 

새벽, 찬 기운에 옷 주섬주섬 껴입고 움직입니다.

고추밭과 감자밭 풀을 잠시 맸지요.

 

지난 달날부터 30호짜리 아크릴화 하나 그리고 있습니다,

한 화가의 작업실에서.

집에 와서는 유화 소품도 하나 손댑니다.

하는 결에 내리하자고.

제소를 칠해두지요,

그래야 물감도 덜 먹기.

갚을 것 갚고 할 것 하고, 아, 6월은 정말 정리 좀 하고 가려합니다.

위탁교육도 하고.

잡혀있던 바깥수업들이야 그 쪽 일정 맞춰 돌아가는 것이라 나갔지만

안에서 하는 수업들은 자꾸자꾸 밀고 있었던.

서해바다에 배가 가라앉고는

도대체 같이 침잠하는 일상을 어찌할 줄을 모르고 지냈던.

뭐래도 게으름이 제일 큰 까닭이었을 테고.

자, 자, 이제 좀 털기.

 

안의 수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람들 발길은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냉홍차를 냈습니다.

차를 달이고 얼음을 넣고 시럽을 섞고 다식도 내고.

대접이 참 훌륭했다는 인사를 듣습니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다는,

또 새삼스런 깨달음.

 

지방선거.

투표하러 면소재지 다녀왔습니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남태현/ 창비)

한국사회의 정치는 곧 선거.

그런데 선거가 세상을 바꾸나.

한 표의 행사가 그런 힘이 되나.

내 한 표가, 조용기의 한 표와 이건희의 한 표와 똑같다? 정말?

한국 정치를 열망과 절망의 사이클이라 부른다지요,

선거 기간 중의 열망은 정치 과잉으로, 선거 후의 절망은 정치 무관심으로.

선거가 곧 정치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자주 정치가 우리를 배신했다고 말합니다.

책은 한국 정치를 움직이는 것은 한 표의 정치가 아니라 숨은 정치라네요,

선거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조용기와 이건희의 한 표는 우리들의 한 표와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그 숨은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 표의 정치를 넘어선 다른 정치가 필요하다 합니다.

직접 참여!

홍대 청소노동자 파업 때의 김여진의 날라리 외부세력 같은.

정치는 일상 속의 크고 작은 투쟁을 통해서 작동하는 것 아니겠는지요.

‘치열하게 정치투쟁에 관여하고 그 판에서 정치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내 무관심의 크기만큼 쉽게, 큰 저항 없이 자신의 승리를 챙기고 있다’

정치적 무관심이야말로 정치적 패배라는 거지요.

일상에서 정치적 투쟁을 놓지 않을 것.

나아가 승리할 것.

 

물날수행모임이 오늘부터 49일 수행을 시작합니다.

뭐라도 챙겨 가면 고지(그런 게 있기는 한지)에 닿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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