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9.달날. 소나기방울

조회 수 755 추천 수 0 2014.07.03 16:47:33


 

고래방 앞 꽃밭에는 앵두가 한창입니다.

교무실 뒤란도 좇아 붉어가네요.

마당의 보리수 열매도 붉게 데롱거립니다.

숨꼬방, 그러니까 새 목공실 앞 데크,

어느새 또 풀로 그득해지기 말꿈하게 뽑아냅니다.

30호 아크릴 그림작업도 닷새째.

 

아침, 6월 빈들모임과 이생진 선생님 시를 듣는 초여름 밤 소식을

누리집에 알렸습니다;

‘詩원하게 젖다-시인 이생진 선생님이 있는 산골 초여름 밤’.

올해도 선생님은 건강을 유지하셔서

이 산골에 걸음할 수 있게 되셨지요.

고맙습니다.

가객 현승엽샘 역시 늘처럼 동행하십니다.

 

저녁답, 깊은 추풍령의 한 산마을 들렀다 옵니다.

엔진톱으로 장승을 깎고 나무를 다루는 샘이 거기 삽니다.

한 남자의 생을 들었습니다,

못 배우고 없이 살고 가족과도 뚝 떨어진.

그래도 이 생까지 흘러온 그이가 고맙습니다.

가까이 벗이 하나 생겼네요.

백혈병으로 가장 친했던 이를 떠나보내고,

멀리 이국으로 날아가서 아무도 소식 모르는 한 친구,

그리고 마음의 벽을 세우고 만나지 못하는 친구.

그 자리들이 오래 쓸쓸했더이다.

 

밤, 물꼬의 논두렁이기도 한 선배 등장.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영동까지, ktx라면 두 시간에 온다는.

밥을 먹고 곡차를 마시고

치열하게 산 각자의 삶을 나눕니다.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의 큰 한 걸음은

그렇게 각자의 터전에서 힘을 내며 나아가는 것일 터.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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