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제법 내릴라나 봅니다.

 

구덩이를 파고 호박을 심었습니다.

밭에서 김매고, 운동장에서 풀도 뽑고.

 

한 고등학교의 공개수업을 다녀옵니다.

아이들은 졸고, 반응 없고,

수업은 낡고.

하지만 교사의 열정이 그나마 위로.

아, 이 아이들...

저 배움들이 다 무엇인가,

불구의 현장들 같았습니다,

교사가 못해서도 아니고.

저 에너지들이 온전하게 피어날 수 있었으면.

그러자고 물꼬에서도 끊임없이 각성하고 살아갑니다.

 

30호 아크릴 그림작업이 엿새째인가요.

오늘은 노화가 분과 아들들 이야기를 나눕니다.

자식을 키우다보면 미울 때가 있지요.

그럼요, 그럼요.

그런데, 아, ‘나는 더했다.’란 당신의 말씀이

또한 제 자신의 이야기.

그래요, 난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 그래, 그런데 그 꼴을 못 볼 게 뭐람,

용서 못할 게 무어라 말인가요.

밤, 개구리 일제히 울어댑니다.

비가 묻어오는 걸 아는 게지요.

몸도 습이 배여옵니다.

늦게 비 좀 쏟아지데요.

온 나라 곳곳에서 그렇다더만요, 천둥 번개 우박까지.

여긴 천둥 번개 우박은 없이

비 한바탕 용틀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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