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11.물날. 소나기

조회 수 784 추천 수 0 2014.07.03 16:52:05


 

종일 울음을 참는 자식 잃은 어머니처럼

하늘은 어깨만 들썩였습니다,

곳곳에서 우박과 번개가 있다했는데.

차라리 꺼이꺼이 울어라, 울어라 비나리해봅니다.

 

어제의 번개 탓이리라,

인터넷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kt에 전화를 넣으니, 내일에야 올 수 있다고.

벼락이 잦나 봅니다.

작년엔 중앙 컴퓨터가 망가지기도 했더랬지요.

계자 신청 기간이나 계자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기기로.

 

다례모임을 끝내고 침을 맞는다 금강 휴게소를 지나는데,

한 이웃의 전화.

지금 금강을 지나고 있지 않냐고,

같은 길을 달리고 있었던 겁니다.

사람살이, 어디서 어떻게 우리들이 만날지요.

그래서 안볼 관계가 못 볼 관계가 없는 거지요.

 

물날수행모임.

조종과 조정의 차이에 대해 생각합니다.

조종은 부림; 기계 항공기 따위를 다루어 부림, 남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어 부림;

steer-ing; piloting; control; operation; han-dling

조정은 정돈; 기준이나 실정에 알맞게 정돈;

regulation; adjustment; coordination; modulation

 

늦은 밤, 물날 수행모임을 끝내고 야삼경도 지나 달골 오르는 길,

멧돼지 두 마리가, 아마도 어미와 새끼 같은,

놀라서 길 오른편 언덕으로 오릅니다.

달골 햇발동 돌아가는 쪽에선 부스스 뭔가 급히 달아나는 소리.

산 것들은 다 그렇게 표를 내며 살지요.

살아 움직이는 것들의 경이를 찾아 깃든 산마을입니다.

아, 살아, 움직인다...

 

달골 햇발동 앞에 앉은 새벽 3시,

하늘이 무릎을 걷고 내려와 안개에 갇히기도 하고

안개 벽에 건너 산이 숨었다가 나타나기를 거듭.

삶의 순간순간이 기적이듯 우주의 순간들도 또한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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