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3시 30분, 반시간 동안 소나기 흠뻑 내렸습니다.

오전, 교무실 인터넷을 고쳤고,

7학년들 위탁교육 일정을 조율하고.

결국 한 사람씩, 한 주씩 하기로.

또래의 모여 있는 즐거움을 빼고.

그 시간을 홀로 보내게 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

다음 주에 한 아이 시작.


시 수업이 있었습니다.

시를 쓰기 시작한 분을 돕는 짧은 시강.

요새 간간이 이어져왔던 일.

오랫동안 시를 쓰지 못한 보상의 시간이 되기도 하는.

아, 시를 쓰기 시작했을 때 그랬지,

이런 시집이 도움이 되었어,

이제 시 좀 써볼까,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물꼬에 돌아와 4호 유화그림작업을 했고,

이웃마을사람들과 달골 뒤란 흘러내린 것들 걷어낼 작업일정 잡기.

성범샘과 상식샘이 맡아주기로.

더 영구적인 제안을 해왔으나 비용도 비용이고,

최대한 건드리지 않기, 일단 해마다 걷어내며 상태를 좀 살피기,

사이사이, 가령 내년 봄 달골 묵정밭 정리에 굴삭기가 들어오는 때,

그런 때 더한 작업 생각해보기.


굳이 이곳에 몸 있지 않아도

사람들 끊임없이 드나드는 산마을.

미국에서 공부하던 소정샘이 돌아왔습니다.

‘낮잠 자는 아가 옆에 가만히 누워

후두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다가’

문득 생각났다고 인사 넣어왔지요.

‘나지막한 음악과 함께할 가마솥방의

차분하면서 또 동시에 경쾌한 움직임들을 떠올리며

보고픈 마음 함께 고이 접어 안부 전해요.’

하던 공부를 접고 돌아오겠다는 결정을 전해왔던 게 4월 들머리였을 텐데,

그러고도 속절없이 5월이 가고

6월이 되고도 보름이 지나갑니다,

올 때 되었겠다, 그런 생각 가끔 하며.

글 한 줄 없이

선물을 보내왔을 때도 메일이 닿을 때도 누리집에 글이 남겨져있을 때도

이리 무심하게...


물꼬를 사랑했던, 여전히 사랑하는 쌍둥이들의 소식도.

물꼬가 그리워서 가고 싶다는 성빈이와 현빈이.

계자에 새끼일꾼으로도 오고프나 수업과 겹쳐

7월에라도 다녀갈 수 있나 물어왔습니다.

인터넷 여의치 않아 어머니가 대신 보낸.

세월이 이리 성큼입니다.

잊지 않고 소식 주어 고마웠습니다.

‘있으면’ 언제고 이리 찾는 이들이 올 곳이 되는.

헌데, 그땐 아일랜드 연수 일정이란 말이지요.

8월에 있는 새끼일꾼 계자에 함께하기를 소망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안부 전해주시어요.

제가 사랑이 많아졌습니다.

일찍이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지 않았음을 반성합니다.

건강하셔요.

참, 언제 밥바라지 한번 와 주시지 않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3774 2010. 4.17.흙날. 맑음 옥영경 2010-05-08 1006
3773 2009.11.17.불날. 겨우 맑은 옥영경 2009-11-27 1006
3772 2009. 5.25.달날. 맑음 옥영경 2009-06-06 1006
3771 2014.12. 9.불날. 맑음 옥영경 2014-12-27 1005
3770 2012. 5.20.해날. 맑음 옥영경 2012-06-02 1005
3769 2010. 8.31.불날. 창대비와 해가 번갈다 옥영경 2010-09-14 1005
3768 3월 빈들모임 닫는 날, 2010. 3.28.해날. 맑음 옥영경 2010-04-11 1005
3767 2009. 6.22.달날. 비 내리더니 점심깨나 갰네요. 옥영경 2009-07-03 1005
3766 2016. 1.18~22.달~쇠날. 눈과 바람과 가끔 다사로운 햇살 / 소리 공부 옥영경 2016-01-27 1004
3765 2012. 6.28.나무날. 맑으나 멀리 구름 옥영경 2012-07-08 1004
3764 2010. 2.19-21.쇠-해날. 맑음 / 빈들모임 옥영경 2010-02-28 1004
3763 2010. 2.1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02-28 1004
3762 2017. 6.30.쇠날. 소나기 / 인사동 시낭송, 그리고 청계천의 밤 옥영경 2017-07-31 1003
3761 2012. 6.27.물날. 비 지나고 옥영경 2012-07-08 1003
3760 2011.12.30.쇠날. 맑음 옥영경 2012-01-03 1003
3759 136 계자 나흗날, 2010. 1.13.물날. 맑음 옥영경 2010-01-20 1003
3758 2012. 7. 3.불날. 해 반짝 옥영경 2012-07-08 1002
3757 2010. 1.9.흙날. 맑음 / 136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0-01-14 1002
3756 2009. 3.18.물날. 뿌옇더니 맑아졌네 옥영경 2009-03-29 1002
3755 160 계자 나흗날, 2015. 8. 5.물날. 맑음 옥영경 2015-08-18 100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