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17.불날. 이따금 흐림

조회 수 726 추천 수 0 2014.07.04 14:34:59


요즘은 한울기공으로 해건지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밭에 나가 벌레를 잡습니다.

잎사귀가 저렇게 구멍 숭글거리도록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니.

처음에는 집게로 조심스럽게 잡다가 나중에는 장갑 낀 손으로.

언제나 처음이 어렵지요.

꼬물닥거리는 아주아주 작은 새끼들을 보며

그래, 벌레들이 한 순간 저리 큰 것은 아닐 것이다,

그 기세에 놀라고 그 시간에 놀란.


위탁교육 사흘째.

‘새의 지저귀는 상쾌한 소리를 들으며 일어낫다. 아침부터 숨명상이나 체조 등을 하며 즐거운 아침이였다...’

자기 보기 과정이 있었습니다, 관계도를 그리는 것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들 짚어보기.

그리고 아이랑 함께 소도의 솟대를 새로 세웠지요.

구덩이를 다시 파고, 새 대나무에 새를 끼우고, 끈을 감고, 세우고 흙 채우고 다지고.

땀 삐질거리는 저녁답이었습니다.

“힘은 자세에서도 나온다!”

곧게 앉기 연습.

선명상도 하고.

아이는 때마다 설거지를 하고 있고,

돌아와서는 양말을 제 손으로 빨고 있습니다.

“처음 해봐요.”

일상을 굳게 지니는(이것이 바로 견지;堅持가 아닌지) 것부터가 삶의 동력일지니.


낮에 손님이 여럿이었습니다.

면장님과 주무관 장태주님 방문해

물꼬에 대한 질문들 여럿 주셨습니다.

뭐 도와줄만한 일은 없겠냐고도.

“간벌 때 나무 좀 실어주시지요?”

마침 추풍령의 나무작가 목연샘도 오셨던 터라

그 나무 오면 장승을 깎아주신다 약조합니다.

일은 또 그리 되어가는 모양입니다.


저녁, 귀농모임에 아이랑 함께 나갔습니다,

이번 봄학기 한 번도 걸음하지 못하다.

거의 날마다 고기를 먹고 산다는 아이는

물꼬에 와 구경하지 못한 고기 게서 잘 먹었더랬네요.


오래 아이를 위한 기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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