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19.나무날. 흐림

조회 수 693 추천 수 0 2014.07.04 14:37:06


기공으로 아침을 엽니다.

위탁교육 닷새째.

오전 오후 목공 한 점, 그림 한 점 완성키로.

‘내 생애 최고의 그림그리기’

그것이 가장 애쓴 작품이란 말인지, 가장 최고였던 순간에 대한 것인지

자신이 해석하는 대로.

아이는 자기 생의 가장 빛났던 한 순간을 담았습니다.

‘하, 겁나게 팔 아프다.’(아이의 하루재기 가운데서)

우리는 일에도 동행하지요.

‘그림을 계속 그리다가 젊은할아버지를 도와 수레를 끌었다. 이런 게 막노동인가. 세상은 참 쉽지 않다. 살면서 이까짓 일은 엄청나게 많을텐데.’

잠깐 마늘을 수확하러도 나갔습니다.


날이 꽉 구름 꼈습니다.

달골 일하기 좋겠는.

달골은 또 공사를 합니다.

뭐 그리 거대한 일은 아니고.

오늘부터 이틀, 넘치면 흙날까지도.

뒤란 경사지에서 흘러내린 것들 걷어내기, 그리고 망 다시 씌우기.

작년의 상식형님네가 올해도 같은 일을 합니다.

성범샘이 전체를 맡아 확인하고.

위탁교육 중이라 밥이며 참이며는 알아서들 하기로 하고.


잠시 고등어를 사러 아이랑 면소재지 다녀왔습니다.

‘음... 밥을 오랜만에 먹는 고등어조림(고등어구이임) 집가면 맨날 고기인데 여기서 먹는게 훨 낫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오고갑니다.

교육청 시설팀에서 세 사람 방문.

가마솥방 꺼져가는 바닥을 어찌 좀 해 달라 건의해오고 있었더랬지요.

7월 안으로 공사를 해주겠다 합니다.

어떤 방식이 될지.

아마도 부엌 쪽처럼 바닥에 콘크리트를 넣고 장판을 붙이는 게 유력하지 않을까 싶은.

벗도 하루를 묵기로 하고 들어왔습니다.

다음 주 빈들모임의 이생진선생님 행사에

같이 밥바라지 하기로 한 그가

공간에 미리 익는다고 온 걸음.

그리고, 화목샘이 첫 휴가를 나왔다는 소식.

‘... 저는 지금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구조작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비록 몸은 조금 힘들지만 다행히 좋은 선임들과 함장님을 만나 큰 어려움 없이 군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

... 햇수로는 2년, 실질적으로는 한달 조금 넘는 짧은 기간동안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저를 기억해 주시고 신경 써주셔서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좀 있으면 여름 계자가 시작될 텐데 후배들이 열심히 참여하고 물꼬라는 공간을 뜻 깊게 경험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언제쯤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하루 빨리 계자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래요, 그래요, 시간 흘러 또 이곳에서 뜨겁게 마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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