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쇠날 흐림

조회 수 1357 추천 수 0 2004.12.22 23:15:00

12월 17일 쇠날 흐림

난방공사에 들어간 모둠방(교실)에서 쫓겨나와(?)
아이들은 책방과 가마솥방 난로 곁을 맴돌며 공부했지요.
그 어수선한 틈에도 좋은 책 하나 같이 읽기도 했습니다.
"E. B. 화이트가 누구더라?"
"아, 그, <월든>에서요..."
"맞아 맞아, 졸업장 대신에
대학 졸업하는 이들에게 <월든>을 한 권씩 주자던 사람!"
너도 나도 아는 체를 합니다.
에머슨도 간디도 톨스토이도 마르셀 푸르스트, 채닝도
이들에겐 낯설지 않습니다.
"그래, 바로 그가 쓴 책이야."
한 녀석이 다른 책 한 권도 뽑아옵니다.
"이 책도 E. B. 화이트예요."
"아, 그것도 같은 책이야, 번역을 다른 이가 하고 출판사도 다르구."
<월든>을 듣는 대장정 길에 잠시 긴 동화 하나 잡은 거지요.
이런 거미줄처럼 얽히는 책읽기도 참말 재미가 납니다.

아이들이 짐을 치운 방(교실)에서
온수온돌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뫼산업'에서 시공을 지원해주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는지요.
밥알식구 김경훈님이
상범샘이랑 젊은 할아버지랑 도움꾼으로 붙으셨습니다.

작은 화장실 타일공사는 밤을 넘기고 있습니다.
오마 오마 하던 분들이 기어이 오셨고
이틀 일로는 조금 모자라고 하루 일로는 넘친다는데
내리 밤을 새고 마저 하신다지요.
아, 이건 '다음부동산'에서 지원해주는 거랍니다.

밥알식구 가운데 정미혜님이 부엌을 돕다 가셨고
새끼일꾼들이 저녁 차로 나갔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34 2021. 9.15.물날. 맑음 옥영경 2021-11-14 348
433 2021. 6. 5.흙날. 맑음 옥영경 2021-07-06 348
432 2020.11. 7.흙날. 맑음 / 땔감 옥영경 2020-12-15 348
431 2020. 5.14.나무날. 엷은 먹구름 너머 해 옥영경 2020-08-09 348
430 빈들 닫는 날, 2020. 4.26.해날. 맑음 옥영경 2020-08-04 348
429 2023. 4.12.물날. 황사 덮힌 천지 옥영경 2023-05-11 347
428 2022.10.2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2-11-11 347
427 2022. 7. 6.물날. 후덥한 속에 몇 방울 소나기 옥영경 2022-07-29 347
426 2022. 6.21.불날. 가끔 먹구름 드리우는 옥영경 2022-07-11 347
425 2022. 6.11.흙날. 낮 30도, 흐려 다행 옥영경 2022-07-08 347
424 2022. 5.14.흙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347
423 2021.10.18.달날. 맑음 / 힘이 나서 뭘 하는 게 아니라 옥영경 2021-12-09 347
422 5월 빈들(5.26~28) 갈무리글 옥영경 2023-07-13 346
421 2023. 5.12.쇠날. 흐림 옥영경 2023-06-13 346
420 2022 겨울 청계 닫는 날, 2022.12.25.해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346
419 2021.11.23.불날. 흐림 옥영경 2021-12-29 346
418 2021. 7.27.불날. 맑음 옥영경 2021-08-10 346
417 2021. 3.31.물날. 맑음 옥영경 2021-05-05 346
416 2021. 3.19.쇠날. 흐림 옥영경 2021-04-27 346
415 4월 빈들모임(2020. 4.25~26) 갈무리글 옥영경 2020-08-04 34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