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와 번개와 천둥이 수선스런 여러 날,

오늘은 사람들 일하러 들어오는 줄 어이 알고

화창, 말꿈한 하늘.


6월 빈들모임(아울러 '詩원하게 젖다-시인 이생진 선생님이 있는 산골 초여름 밤')이

23일 달날 밤 9시로 마흔 명 자리가 다 찼는데,

오늘에야 공지.

그럼에도, 짐작컨대 쉰은 모이리라 합니다.

못 오게 되는 사람을 짐작하더라도 묻혀오는 사람들이 그리 될 듯.

이생진 선생님을 산마을에 모시기로는 벌써 세 해.

관심과 지지,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미처 신청하지 못하신 분들은 다른 일정으로 꼭 뵐 수 있었으면.


부산에 일보러 갔던 소사아저씨를

상민샘이 싣고 새벽같이 들어왔고,

곧 충남대 사대 이주욱 교수님과 원규샘과

두 처자와 다섯 청년들이 왔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만나 노근리 평화공원부터 들렀다 들어왔지요.

제습제며 생활용품에서부터 자신들 먹을거리까지 다 실어, 곡차까지.

“아보카도를 보고 가장 환하게 웃는 샘을 봤는데!”

산골서 귀한 아보카도도 꼭 사들고 오는 그니.


학교 둘러보기부터.

꼭 첫걸음 하는 이들 아니어도.

거기 물꼬가 무엇을 하는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 공간에 익어지기.

처음처럼.

온 운동장에 직접 예취기를 돌리는 교수님,

그런 교수님이랑 함께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부럽습디다.

나열하는 말들이 보여주는 움직임에 어찌 견줄지요.

교육은 그런 것, 보는 대로 하는 것!


손이 못 갔던 일들을 그들이 하지요.

이번 방문은 그야말로 빈들모임 준비를 해주러 온 걸음입니다.

겨우내 이중창 노릇하던 본관의 비닐을 이제야 떼어내고 씻고.

각 공간들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물건들 하나하나 들어내고 청소.

청소의 핵심은 후미진 곳.

“이래서 사람들이 막걸리를 마신다니까.”

힘에 겨우면 곡차 한 잔씩 걸치고.


밤 달골.

교수이거나 교사이거나 교사를 꿈꾸는 이들.

둘러앉아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교사로서 어찌 건너갈 지에 대한 이야기들.

“세상이 어수선해도, 대단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교실혁명으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복무할 수 있지 않겠는지요.”

“뭐니뭐니 해도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지.

그것으로 사람을 설득하고...”

그리고 여기 공존하고 있는 존재들을 환기하기.

곤충, 가령 파리 같은, 에 대한 편견에 대해

교사부터 다른 시각과 다른 정보로 접근해보자 그런.

그건 존재에 대한 이야기, 곤충이 적인 것은 아니니까.

물꼬에 살지 않아도 물꼬의 생각을 같이 만드는 분들이 계시지요.


선배 하나의 글월.

‘한겨레신문에 연재되었던

“도올 김용옥의 현식교육감시대 교육입국론” 자료 보냅니다.

여기서 자유, 협력, 자율, 뭐 그런 내용들이 나와서...

재미삼아 보시오.

필요하면 출력해서 가져가리다.

일부 인용하면

“시민의 제1의 덕성은 자유가 아니라, 협력이다.”(The primary virtue of a citizen is not freedom, but cooperation.) 자유는 소극적 가치이며 협력은 적극적 가치이다.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는 일시적인 느낌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자유로울 수 없는가? 물론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 어떻게? 존재모드를 자유에서 “자율”로 전환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자율(自律)이란 무엇인가? 자기가 자기에게 스스로 규율을 부과하는 것이다. 인간은 욕망의 주체이다.”

어디 재미삼아 읽으라 보내셨겠는지.

깊이 읽고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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