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30.달날. 맑다기엔 좀

조회 수 658 추천 수 0 2014.07.16 22:48:03


아침, 부레옥잠이 꽃을 몽글었습디다.

다시 그들의 시절이군요.


아침, 이웃 마을 청년 하나 건너와 수다를 떨다 갑니다.

다시 물꼬의 일상이군요.


‘...돌아서 나오니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남음

지금 보니 니 사랑으로 내 마음의 딱지 덜 떨어진 상처가 아문듯

이 마음이 따시게 해주고 살려주는 이뿐 내 친구

나도 사랑해...’

사랑한다, 사랑한다, 나의 벗이여!

<詩원하게 젖다>, 이생진 선생님 행사에 밥바라지를 함께 한 벗 점주.

저는 사람들 사이 그냥 좋다,를 별로 믿지 않습니다.

함께 움직여보면, 일해 보면 그 사람을 알지요,

일을 잘 하더라 못 하더라를 떠나.

일은 사람을 어떤 식으로든 읽게 해줍니다.

드러내주는 거지요.

그래서 품앗이샘들이 연애를 시작하면

꼭 제 짝궁들을 물꼬에 데려와 보는.

점주샘이랑 이번에 같이 일하며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는.

고맙습니다.


여기저기 널린 것들을 수습하며 종일 보냈습니다.

이번 주는 그렇게 행사 뒷정리와,

아일랜드 출국준비,

그리고 미리 하는 여름 일정 준비로 보낼 것입니다.

7월 6일 출국, 8월 5일 귀환.


그런데, 선배가 불현듯 왔습니다,

시가 있는 밤에는 걸음 못하고,

그래도 마음 냈을 때 다녀간다고.

달골 햇발동과 창고동을 설계한 그니입니다; 양상현 교수님.

대학은 이제 긴 방학에 들어갔으니 여유가 있을 테지요.

언제 적부터 가마하고 만나지 못하더니.

“한 1시간은 더 해야는데...”

하던 일을 마저 해야 해서 교무실에 한참을 불러 앉혀만 놓고.

“몇 해 만이냐...”

여러 해가 지났군요.

하지만 그 사이 밖에서 간간이 보기도 했고 연락은 잦았습니다.

“이 공간에 있는 네가 참 행복해 보인다.”

예전에는 이곳이 고행의 장소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풍요롭고 강건해 보인다고.

(오히려 사람들이 북적였던 그때에 견주면

지금은 말이 좋아 호젓함이지 가세 기운 집 같은 느낌도 없잖을 것을.)

‘10년도 더 전에 여기 처음 방문했을 때

선언과 구호, 각오로 무장해보였는데,

이제 구석구석 삶이 따스하게 배여 있구나 싶다’ 했습니다.

전에는 뭘 해줄까를 고민하며 둘러보았는데,

이제 뭘 가져갈까 두리번거린다나요.

요새 물꼬의 분위기는 그러한가 봅니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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