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 쇠날 맑음,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하나

푸하하...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할까나요.
아,
제발 우리도 비디오 좀 찍었음 좋겠습디다.

오전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매듭잔치 준비를 하고
어른들은 마을잔치 준비를 하기로 했지요.
5시쯤 잔치에 꼬리처럼 매듭잔치를 이어서 계획했더랍니다.
그런데 2시 하기로 한 마을잔치는
마을회의가 있는 바람에(그러면 마을에서 점심을 모여서들 먹거든요)
5시로 밀리고
해서, 3시부터 2004학년도 매듭잔치를 먼저 하기로 한 게지요.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 차례
1. 새천년 체조 시범
2. 손말(함께 배우고 보여주고)
3. 춤(룸바/보여주고 같이 추고)
4. 학술제(스스로 공부 발표)
5. 우리 가락(판소리와 장구)

오전에 지들이 열심히 꾸며놓은 방에
양쪽으로 줄지어 상이 놓이고
한 해동안 했던 작업들이 올려졌습니다.
그사이 어른들은 조릿대집 미장도 하고
복도 쪽 창에 커튼도 달고
("식당같애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따뜻한데.)
나뭇단도 정리했지요.
그리고
매듭잔치가 시작되자 부모님들은 주루룩 뒤편에 앉으셨더랍니다.
전시된 아이들의 손풀기(세밀화?)는
화제만발이었지요.
야, 뭐가 되네, 역시 시간투자야,
그런 게지요.
처음 그림과 끝이 어찌 그리 다르던지요.

성탄선물부터 전했습니다.
간밤에 아이들이 매달아 놓은 양말엔 본 척도 아니하신 산타할아버지,
(산타할아버지 미끄러져서 선물 보따리 다 쏟아지도록
아이들이 미끄럼 장치를 해놓았댔거든요)
제게 대표로 다녀가셨거든요.
왜 예수님 오신 날을 이 세계가 기념하는지,
우리가 어찌 살아야 할 것인지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예쁜 포장지를 푸니 굵은 곳감이 다섯 알씩이나 들어있었지요.

그리고 첫 무대.
몸과 입이 함께 바쁜 새천년 체조였더랍니다.
어찌 그리들 유쾌하게 잘도 하던지요.
손말이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이 그간 익힌 손말로 부르는 노래들을,
관객들을 가르치며 함께 했지요.
"아이들이 학교소개를 손말 대본으로 먼저 썼어요.
그건 제가 대신 읽지요.
왜냐면 우리가 아직 안배운 낱말들이 더 많아서요."

< 우리 학교 소개 >

"우리 학교는 자유학교입니다.
욕과 험한 말을 안합니다. 오전 3시간은 공부를 하고 오후 3시간은 일을 합니다. 아침에는 요가나 새천년 건강체조와 명상을 합니다. 우리는 부모님들과 떨어져서 지냅니다. 그러나 한 달에 둘째 주 주말에 '밥알모임'이 있어 부모님이 오십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공부를 안합니다. 우리는 너그러움을 배우면서 삽니다. 우리는 달 마지막 주에는 집에 며칠을 다녀옵니다. 점자, 손말, 영어, 일어, 한국화, 택견, 검도, 에어로빅 등을 배우고 삶에 필요한 것들을 배웁니다. 우리 학생은 여자 5명 남자 5명입니다. 샘들은 교장샘인 옥샘, 부엌샘인 희정샘, 상범샘, 기락샘, 젊은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그리고 공동체 식구로 들어온 한나샘, 준형샘, 성빈이, 성준이가 같이 삽니다. 우리는 어려운 책 '청소년을 위한 월든'을 읽습니다. 우리는 교장선생님이 공부를 가르치십니다. 잘 때는 '조릿대집'에서 잡니다.
우리는 행복하게 삽니다."

우리는 행-복-하게 산답디다.
다음은 저마다 제 소개를 손말로 부지런히 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관객을 위해 공동통역을 했더라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436 1월 2일 해날 구름 조금 낌 옥영경 2005-01-03 1685
435 2005년 1월 1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669
434 12월 31일 쇠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475
433 12월 30일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315
432 12월 29일 물날 맑음 아침, 눈발 아주 잠깐 옥영경 2005-01-03 1364
431 12월 28일 불날 맑음 보름달 휘영청 옥영경 2005-01-03 1354
430 12월 27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275
429 12월 26일 해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204
428 12월 25일,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셋 옥영경 2005-01-02 1262
427 12월 25일,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둘 옥영경 2005-01-02 1222
» 12월 25일 쇠날 맑음,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하나 옥영경 2005-01-02 1317
425 12월 24-30일, 상범샘 희정샘 신행 옥영경 2005-01-02 1253
424 12월 24일 나무날 흐리다 눈 옥영경 2005-01-02 1288
423 12월 23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5-01-02 1187
422 12월 22일 물날 흐림 옥영경 2005-01-02 1284
421 12월 21일, 2004학년도 갈무리 글 두 편 옥영경 2005-01-02 1379
420 12월 21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22 1957
419 12월 20일 달날 흐림 옥영경 2004-12-22 1490
418 12월 19일 해날, 황토 찜질방 옥영경 2004-12-22 1560
417 12월 18-9일, 뒤집힌 건물 안들 옥영경 2004-12-22 166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