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계자 버스가 들어왔군요...

조회 수 1260 추천 수 0 2014.08.10 14:54:49


158계자 아이들이 무사히 들어왔습니다.

해도 해도 질리지 않는 말, 하늘은 어찌 이리 고맙답니까.

내내 축축했던 날이 아이들 오는 오전은 말개졌더랍니다,

오는 길 우중충하지 말라고.

아이들 들어와 점심 밥상을 물리고 나니

그제야 다시 제자리로 제 얼굴로 간 하늘.


예, 158계자 ‘2014 여름 계절자유학교-바람은 삽삽이 잎에 앉고’가 문을 엽니다.

모다 마흔 일곱이기로 했더니

아이 하나 다쳐서 못 오고, 어른 하나가 하던 일에 문제가 생겨 수습하느라 오지 못하고,

하여 마흔 다섯(아이 스물넷, 새끼일꾼 일곱, 품앗이일꾼 열넷).

겨울이야 자리가 느슨하기 흔하지만

여름을 또 이리 널럴하게 보내기는 처음인가 봅니다.

일곱 살 아이부터 낼모레 예순이 되는 사람까지

넓은 나이대의 사람들이 함께 엿새를 어우러질 것입니다.


지금 점심을 먹은 아이들이 모둠방에서 둥글게 모여앉아 수건도 돌리고,

책방에서 책을 보거나 알까기를 하거나 체스를 두거나,

혹은 마당에서 공을 차거나 해먹을 타거나 연못을 들여다보거나,

아니면 진돗개 장순이 앞을 오락거리고 있습니다.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숲이 눈부신 것은

     파릇파릇 새잎이 눈뜨기 때문이지

     저렇게 언덕이 듬직한 것은

     쑥쑥 새싹들이 키 크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도랑물이 생기를 찾는 것은

     갓 깨어난 올챙이 송사리들이

     졸래졸래 물 속에 놀고 있기 때문이지

     저렇게 농삿집 뜨락이 따뜻한 것은

     갓 태어난 송아지, 강아지들이

     올망졸망 봄볕에 몸부비고 있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새잎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새싹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다시 오월이 찾아오고

     이렇게 세상이 사랑스러운 것은

     올챙이 같은, 송사리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송아지 같은, 강아지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 오인태의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올챙이 같은, 송아지 같은 우리 아이들이 여깄는데

정토와 천국이 어디 다른 데이겠는지요.


하늘처럼 섬기겠습니다!

잘 지내겠습니다.

계신 곳도 여여하옵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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