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날부터 나흘의 생태기행 일정.

계자 후속작업으로 합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간밤에야 나설 수 있지 하다가

밝은 날 나가지 했더니

웬걸요, 부랴부랴 나서는 아침,

마을의 이웃에서 전화가 들어옵니다.

복숭아를 마침 지금 좀 실어갔으면 한다는, 짧은 한 철 나오는.

며칠을 비웠다 오면 망가져 있을 것이라.

봄이면 마을일에 손을 보태고

때마다 이렇게 나눠 먹는 것들입니다.

아무래도 손을 좀 보고 가야지, 그렇게 오전이 묶였더랍니다.

 

통조림을 만들었습니다.

마침 휴가 가는 길에 들렀다 같이 발이 묶인 선배와 소사아저씨 손도 빌려

분류하고 씻고 벗기고 썰고 끓이고 졸이고...

두루 인사로 나누고,

아이들 오면 내기도 할. 

 

선유도 생태기행.

선유도는 본래 군산도라 불렀으나

산 정상의 모습이 마치 두 신선이 마주앉아 바둑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선유도라 불리었다지요.

선유도는 신시도, 무녀도, 방축도, 말도 등과 더불어 고군산군도를 이루는 군도의 중심 섬입니다.

16개 유인도와 47개 무인도로 이루어진 섬의 군락.

원래 섬들이 많이 모여 있다고 해서 군산(群山)이었다가

세종 때 이곳에 있던 수군진영인 군산진(群山鎭)이 육지로 옮겨가면서 현재의 군산시가 되고,

원래의 군산은 옛 고(古)자를 붙여 고군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그런데, 여객선이 오가는 군산연안에서 말고

새만금 신시도에서 배를 얻어 타고 선유도로 들어갔습니다.

평택에서 홀로 온 미군 여군이 잠시 동행하기도.

선유도에서 장자대교 건너 장자도로 들어가 다시 대장도로 걸어갔지요.

늘처럼 많이 보기보다 깊이보기.

대장봉 142.8m 바위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마을에서 어르신들이 나눠준 꽃게를 삶아 저녁요기를 하고,

아침에는 해무 속에서 시를 읽었지요.

장자할매바위 쪽으로 내려와

망주봉에서 몽돌해수욕장까지 자전거로 돌아 몽돌밭에서 뒹굴기도.

어제 들어왔던 배를 기다리는데

여객선 일억조호 선주가 배올 때까지 시원한 당신 배에 타고 있으랍디다.

섬 인심은 선유도 어디라도 그리 후했지요.

잠시 평상에서 안마를 해드린 한 어르신은

굳이 점심 밥상을 차려 일행을 먹여주시기도.

돌아오는 뱃길은 여러 곳을 들렀다 오는 덕에

두루 섬을 돌고 돌며 눈에 훑었고,

자그만 배는

손을 뻗어 바다에 손을 담그며 해찰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게 해주었더랍니다.

동행한 이들, 만났던 이들, 그리고 존재했던 모든 것들,

모다 모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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