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자를 하고 나면 번번이 농사는 절딴나기 쉬운.

그나마 배추는 몇 해 이웃 유기농가에서 함께 키워주고 계셔서

김장은 무사히 하는.

무는 심어야지요.

올해도 바빠지고 있군요.

무밭을 위해 말라가는 풀들을 걷고 있습니다.

 

158 계자를 끝낸 샘들의 평가글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식지 않은 기쁨들을 읽으면서

요새 한참 회자되는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정신이 큰 변화를 받아서

때로는 한층 큰 완전성으로, 때로는 한층 작은 완전성으로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정념은 우리에게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설명해준다.

; 스피노자, <에티가>에서

 

스피노자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상이한 상태에 직면한다면,

슬픔을 주는 관계를 제거하고 기쁨을 주는 관계를 지키라 했다나요.

하여 그가 제안한 감정의 윤리학이 기쁨의 윤리학으로 불리는 것도

바로 그 이유라는.

 

오늘은 새끼일꾼 첫걸음을 뗀 태희가 보낸 글월을 읽습니다.

‘...

아이들 보내고 쌤들 가실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

물꼬에서 쌤들 하루재기할 때

쌤들이 생각이 저렇게 진지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쌤들도 진지하니 저 또한 진지했던 거 같습니다.

처음에는 새끼일꾼을 한다고 했을 때 정말 떨리고 설레고 걱정이 되었는데 한번 해보니 계속 하고 싶네요.

신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던 거 같은데

마음으로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웃음이 나고 좋았습니다.

이번 겨울.. 뽑아 주신다면야 무조건 가겠습니다.

정말 뜻 깊은 시간이였구요, 서로서로에게 정말 정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힘들 때 항상 물꼬를 떠올린다 합니다.

‘아! 그리고 밥!!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실 저희 엄마께서 해주시는 밥 보다 맛있는 거 같다는 살짝쿵 고백도.

‘정말 좋은 인연을 만든 거 같습니다...

앞으로 물꼬를 절대 잊지 않으며 항상 생각하고 마음속에 두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해도 해도 닳지 않는 말들,

다음에 또 찾아뵙겠다, 감사하다, 사랑한다...

“그래 그래, 보세나, 고마우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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