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달날. 가을볕 가득

조회 수 692 추천 수 0 2014.10.06 17:24:50


 

학교를 비운 얼마 동안 볕은 한껏 기울어져

햇볕조차 계절에 바랜다는 걸 알게 해줍니다.

마을에는 복숭아를 거둔 뒤 바로 포도를 따내기 시작했고

집집이 고추를 따서 말리고도 했습니다.

학교 마당가 평상에도 붉은 고추가 널렸습니다.

알타리무도 심었군요.

그리고, 여전히 아이들은 이 볕에 자라고 있을 것.

 

상담과 위탁교육을 신청하신 분들의 메일에서도 알려드렸던 대로

가을학기 시작이 좀 더뎌진다 소식전합니다; 9월 15일 달날.

11월 한 달은 네팔에서 보내는 까닭에

이번학기는 9월과 10월에 일정이 집중되지요.

언제나처럼 12월은 한해마무리 잔치로 보내기에

상담과 위탁교육 일정이 없으며,

다만 바깥에서 하는 수업만 진행하기로.

 

새벽, 어제 민주지산을 오른 도반들이 기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아이들과 늘상 오르는 민주지산을

올 여름은 들 일 없이 지나나 했더니

그리 함께들 오르고 돌아갔지요.

석기봉에서 길조처럼 도마뱀을 만나 마음 말꿈해졌고,

내려오다 계곡 가에 누워 우듬지를 올려다보다

모인 것들이 보여주는 힘에 또 한 번 경이로웁다 했습니다.

산은 아무리 올라도 늘 새로운 선물로 우리를 맞습니다.

하여 산에 살아도 산이 그리울 밖에!

 

2시 작은 협의회가 하나.

학교를 쓰는 문제로.

물꼬 관련 식구들 아니면 학교를 빌려주는 일이 잘 없는데,

이번 가을 한번 쓰기로 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의 간곡한 부탁들이 있었지요.

오랜만에 커피를 볶고 갈고

학교 마당가에서 자란 포도를 냈더랍니다.

 

여름 끝물 산골 밥상은 열무와 된장이 큰 자리입니다.

점심은 열무냉면,

저녁은 된장과 국수무침이 올랐군요.

아무리 잘 나온 상차림이어도

들어와 먹는 우리 가난한 밥상만 못한다는 생각.

 

158 계자, 또 청소년계자를 끝낸 뒤

갈무리글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새끼일꾼 첫걸음을 뗀 광주의 현지 글도 닿았군요.


이번 158계자는 제가 처음 일꾼으로 참여하는 계자였는데 정말 뜻 깊었던 거 같아요. 일단 일꾼으로 참여해서 그런 것 같고 또 제가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 것입니다. 항상 밤에 샘들하루재기 할 때 정말 오늘 하루 뭐했지? 라는 생각 밖에 안 들고(생략) 그 뒤로 하루를 좀 더 뜻 깊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생략) 그리고 계자에서도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청계도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시 등을 가져와서 이야기 하는 시간이 새로웠는데, 교과서에서는 항상 사람마다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다른 환경에서 자라 와서 그렇다고 하는데 이야기를 해보니 생각보다 생각이 겹치는 부분도 같고 태희, 가온이, 훈정이, 도영이, 진성이랑 저는 끝과 끝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제일 변한 건 청소인 듯해요. 평소에는 귀찮아서 쓰고 이리저리 땡겨놓고 다녔는데 다녀와서는 그래도 그나마 좀 청소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자누가 안산 사는 건 알았는데 단원구사는 지는 몰랐는데 단원구 산다는 것을 듣고 세상도 참 좁고 충격이 참 컸을 것 같고 항상 세월호 특별법이니 대학특례니 특히 대학특례를 보면서 심한사고이긴 하지만 저렇게 다 특례를 주나 싶었는데 막상 몸소 느낀 사람을 보니 새삼 저런 생각을 한 게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몸으로 느낀 사람과 마음으로 느낀 사람의 차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것 배려하는 것을 정말 잘 느꼈습니다.

 

그래서인가요. 오빠랑 이제 안싸워요! 그리고 저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 풀꽃을 읊조렸는데 하다오빠의 시사적인 지식과 생각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무슨 말을 한지도 잘 모르겠고 이렇게 쓰는게 맞나 싶은데요! 중1여름 때 오고 이번에 온 거 같은데 중1때까지만 해도 놀고 먹고 즐기는 곳이였는데 이번계자는 정말 저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배려하는 것 그게 참 좋았습니다.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벌써 한 시간이 다되어가요!

 

그럼 옥샘 안녕히 계시고, 건강하세요! 겨울에 꼭 봬었으면 좋겠어요 사랑합니다~

 

제게도 고마웠던 시간이었다마다요.

“고마워, 내 사랑하는 어린 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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