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19.쇠날. 맑음

조회 수 690 추천 수 0 2014.10.16 13:36:22


은행을 줍고,

무밭과 알타리무밭을 돌보고.

이번 학기는 바깥수업이 불날 물날 나무날에만 걸쳐 있습니다.

물날은 수행모임들이니

아이들 수업은 이틀입니다.

안나푸르나 일정으로 11월을 통째 비우게 되니

주말일정들은 꽉꽉 차있고.


밤, 국립극장에 다녀왔습니다,

아는 분의 초대 있어.

“그때,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면 어디나 극장이 섰다.”

징이 울리고 장구, 꽹과리 소리가 따르고

쉰을 넘은 춤꾼은 여섯 살 때부터 공중을 돌았다 했습니다.

박수가 곧 밥이었더라지요.

70년대 말까지도 볼 수 있었던 호남여성농악단의 모습입니다.

그 맥을 이은 호남우도 농악단 ‘연희단 팔산대’의 <무풍> 공연.

조선시대 거리축제인 ‘산대’에

두루 능통할 때 쓰이는 ‘팔’을 붙여 ‘팔산대’라 이름을 지었다 합니다.

농악에서 특히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것은 판굿.

농악대가 마을의 집을 돌면서 고사덕담으로 액풀이를 하고

우물이나 당산 등에 풍물을 울려주는 종합 예능이 바로 그것이지요.

누구는 농악의 노른자위 대목을 골라 엮어 벌이는 연예농악이란 말도 합니다.

연희단 팔산대가 발 이 판굿을 보였지요.

연습장 오가는 시간도 아까워 3년째 합숙하며

‘굿이 핀다’는 결정적 순간을 위해 26,280시간을 탁마했다고.

이들은 ‘배움’이 아니라 ‘겪음’을 강조했습니다.

학교에서처럼 소리나 사물놀이 한 가지만 배우는 게 아니라

가무악을 도제식으로 한꺼번에 ‘겪으며’ 체득하였다는.

오채질굿, 오방진 들 군무를 펼치다 절정에 이르러 독무를 펼쳤습니다.

진도의 북춤과 풍물의 북을 연희단 팔산대가 엮은 팔산북춤,

농악패 중 목이 좋은 상쇠가 나와서 쇠를 치며 하는 비나리,

도살풀이와 사물놀이,

상쇠의 부포춤, 장구재비의 설장구춤, 소고재비의 채상소고춤 등속.

연출의 진옥섭 선생은 여전히 입이 세더이다.


아이들과 오래 악기를 두드리지 못했군요.

겨우 지난여름 계자에서 한 우리가락은 아주 오랜만의 일.

설장구 공연을 하지 않은지도 여러 해.

내일은 아침 해건지기에서 장구나 쳐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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