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20.흙날. 맑음

조회 수 716 추천 수 0 2014.10.16 13:38:33


키 큰 풀들을 뽑고

학교 둘레 말라가는 풀들도 걷고.


동강 탐방이 있었습니다.

동강댐건설 백지화를 끌어냈던 이들의 여정에 함께한 동행이었습니다.

이틀 일정이나 오늘만 합류하고 내일은 중국행.


제장마을에 묵습니다.

덕내 동북쪽 강 건너 마을.

옛적 큰 장이 섰다고도 하던가요.

물굽이에 형성된 지형이 마당처럼 평탄한.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2002년 보존지역으로 자리를 틀기도 한 곳.

물굽이가 심해 S자 모양을 만들어 흐르는

제장 아래 하방소를 따라 자갈밭을 걷다가

하늘벽 먹황새 둥지도 올려다보았지요.

제장 서쪽 작은 벼랑, 바새 서쪽 중간 벼랑, 연포 남쪽 큰 벼랑이 겹쳐진 걸

고성리 산성 서쪽 망루에서 보면 한 눈에 볼 수 있다 했습니다.

잠시 숙소로 돌아와 짐을 풀고,

소골 한가운데 선사시대 지석묘를 지나 나리소도 갔지요.

가수리 쪽에 흐르는 동강 물길이 벼랑에 막혀 휘돌면서

소골 동쪽 벼랑으로 굽이도는 이 큰 소를

강변의 기암절벽과 소나무들이 둘러쳤습디다.

나리는 ‘날’에서 온 말, 흐르는 물,

그러니까 내 혹은 강을 말함이지요.

물이 깊고 조용해 절벽 아래 한 아름 굵기 이무기가 살아

해마다 3,4월 운치리 점재로 올라갔다 내려온다 하데요.

소에서 등을 돌려 저녁이 내리는 백운산을 보기도.

베비랑산 말입니다.

나리소 아래는 바리소.

소골 마을 쪽으로 향한 소의 모양이 놋쇠로 만든 바리와 닮았다는.

암반 때문에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여 깊은 소를 이룬.

어름치 쏘가리 잉어 꺽지 쉬리들이 산다는.


동강...

스물을 지난 몇 해

문산리 문산 나루터를 건너 문산분교에서

아이들과 가을운동회 연습을 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일정이 조금만 길었더라면 동강에서 나오지 않았을 듯도.

세월 무섭게 흘러

민주지산 아래 큰바다마을(대해리)에 깃들어 살아가고 있군요...

맴도는 정선아리랑 한 구절을 따라 부르며

강물에 가을 하루도 흘러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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