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 5.해날. 잠시 구름

조회 수 719 추천 수 0 2014.10.28 15:27:42


가을에는 길을 내주어야 합니다,

고추에 깨에 콩에...

남도의 길은 벌써 나락에게도 길을 내줬더군요.


포항 스틸러스 구장에 들렀습니다.

오래전 기락샘이 한국에 들어왔을 무렵이던가요,

물꼬 공동체식구들이 거기까지 나들이를 갔더랬지요.

이 가을에도 축구광 식구들 덕에 가족나들이로 구장까지.

마침 어제 경주에서 한 충담재에 중국 황실다례 시연을 하러 걸음한 길에

식구들도 같이 참석하고 포항으로 넘어간.

아이가 제도학교를 들어가고 나니

몇 되지도 않는 식구가 모이기가 쉽잖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하기야 어느 때가 그렇지 않을까만)들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그런데도 그 학교가 사람살이(노동과 환대와 나눔과 ...)로부터 멀다면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서 인간으로서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인지...


네팔에서 소식 하나 옵니다.

네팔에 동행하는 이들의 산 대장님이 거기 계십니다.

이번 네팔행에서 산을 걷는 2주는 당신의 안내를 받을 것이지요.

일전에 인사 넣었고 이어 두어 차례 메일을 보냈군요.


‘이제 한 달이면 뵙는군요.

엊그제는 하늘에 천당 땅에 서호라는, 항주 서호를 잠시 다녀왔습니다.

거기 호수에서 배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깊은 산골의

한 서원을 들렀지요.

전체 목적은 무슨 농업연수 뭐 그런 것이었는데,

제 관심은 대안학교 같은 그 서원이 흥미 있었던.

다녀오니 가을로 걸음 한참 옮긴 산마을이었더랍니다.


그 사이 몇과

민주지산을 쪽새골로 올랐다가 미리미골로 내려오기도 했더랬고,

대덕산을 가기도 했으며,

우이령을 걷기도 하였고,

동강을 다녀오기도 했네요.

그렇게 호흡이라면 호흡을 맞춰보았던.

낼모레는 덕유산을 모두 같이 올라요.


...’


그렇게 얼마 전 글월 넣었던 차.


‘...

민주지산 대덕산 북한산

그리고 백운산...

더해서 덕유산까지...


예서도

덕유산 중봉 즈음

하늘선에 걸려있는, 지리산에서 부터

파도처럼 밀려드는 산그림자들이

발목을 적시며 차오르다

다시 빠져나가며

삿갓봉에 부딪치고

덕유남봉에서 파고를 이루는 것이 선연합니다.


...’


삵의 붉은 산(김동인)이 절로 생각키는....

이태 째 한국을 떠나계시며 그리울 산자락...

산사람이 아닌 저만해도 여러 해 한국을 떠나 있을 적

가장 달려가고 싶었던 곳이 산이지 않았던지.


아, 네팔 동행인들이 직접 확인할 일정 있어

김천 대덕산 아래 사흘 모였다가 상촌 면소재지로 고개 넘어와

한밤에 얼굴 보고들 헤어졌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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