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남부시장 콩나물국밥.

누구랑 어디서가 중요한 거지요.

전주, 어느 집 비빔밥이냐, 뉘집 콩나물국밥이냐가 중요한.

현대옥 콩나물국밥.

여섯 살 소울이까지 연신 맛있다 감탄.

수란을 하나 더 얻었더랬네요.

대부분 문이 닫혔으나 2층 청년몰도 돌아보고

전주천을 걸으며 한담들.

정말 가족나들이 같은.

그리고 초록바위며 동학농민군이 움직인 길들을 금룡샘으로부터 들으며

가슴 느껍고 뜨거워졌던!


한벽당.

앞에 흐르는 천과 멀리 첩첩이 둘러친 산에 가을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각에는 우리를 위해 준비해준 공연이 있었지요.

마침 대금 동호인 두 분 연습을 하러 나오셨던 참.

명상 음악을 불어주신 덕에 명상까지.

여섯 살 우리 소울이도 '나 멋있는 자세 할 수 있는데...'하며 책상다리하고 앉아.

아이들과 오른 산에서 만난 선물들처럼

그렇게 물꼬에 내밀어진 대금연주 선물꾸러미였지요.


마지막 일정, 홍살문 안으로 들며 향교로.

은행잎이 더 노래도 좋을,

하지만 지금도 좋은.

전묘후학의 대표 구조입니다, 평지일 경우 대성전이 앞에 명륜당이 뒤에 있는.

그늘 아래 돌의자 강의실(?)도 멋드러진 그곳에서

옛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명륜당 앞 가을볕을 바래며 마루에도 걸터앉았지요.


숙소에 들러 갈무리를 하고 평가글을 쓰고

짐을 꾸려 성심여고 뒤 베테랑 칼국수집으로.

칼국수와 쫄면과 만두.

그리고 안녕.(우리 모두 전주를 함께 걸었던 이들만 아는 손가락 인사로!)

소울이와 소윤이 손엔 풍년제과의 초코파이가 들려있고.

아, 마지막으로 전주에 동행한 이들끼리의 인사법(양 손가락을 동원한)으로 헤어지는 인사; 사랑해!


신금룡샘께 각별히 감사드립니다.

사전답사에서도 큰 도움이었고,

동학자료로 준비를 도우셨으며,

답사에서 동학 안내도 훌륭하셨던.

마치 간사 혹은 교무행정직을 수행하셨던 듯.

든든했고, 편안했으며, 성실하셨던.

깊이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물꼬까지 운전도 해주셨던 샘은

어두워지기 전 소사아저씨 도와 뒤란 비닐 일부를 같이 치기도 했고,

깎다 말고 두었던 감도 마저 같이 깎아 거셨지요.

모다 고맙습니다.

곶감 같이 나눠 먹기로 하지요, 하하.


음, 글이 급했군요.

읽는 분이 너그러우시기로.


* 그리고, 덧붙여; ‘물꼬에선 요새 2014. 9.29.달날. 비’에서 옮김.

10월 빈들모임으로 전주를 걷자고 하니

자연 동학농민혁명에 꽂혀있는 요즘이지요.

오늘은 벗이 자료 몇 개를 보내왔습니다.

5.18이 그러했듯, 하기야 한국전쟁도 그렇군요,

한 서린 참요(讖謠)만을 남기고 역사 속에 묻혀버린 동학농민혁명 역시

부르는 사람에 따라,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이름이 또 그것입니다.

폭도로 규정한 제국주의 사고에서 불리던 ‘동학난’이라는 이름이야 이제 걷혔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이름인 역사,

‘갑오항쟁’ ‘갑오농민전쟁’, ‘동학혁명’, ‘1894’, ‘갑오동학농민혁명’...

그 이름이 무엇이든 이견이 없는 것은

그것이 한국근현대사와 민중해방운동사에 우뚝 솟은 봉우리라는 것.

김종철 선생은 전봉준의 정치사상을

‘됴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모두의 영감을 자극하는 사상적 원점이라던가요.

‘전봉준 장군의 통치체제구상의 핵심은, 지방은(실제 동학혁명 당시 전라도에서 광범하게 시행된 것과 같은) ‘집강소’ 체제에 의한 철저한 자치, 그리고 중앙은 ‘합의정치’에 의한 독재의 배제였다.’

시대 상황을 고려하면, 평등사상이야 말하면 아픈 입일 테고,

이 ‘합의정치’ 개념은 놀랍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런 새로운 통치체제 구상이 어떤 외래 사상에서 빌려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자신이 그 충실한 일원이었던 유교사회의 민본주의 이념과 부패한 정치현실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통해서, 또 무엇보다 그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통해서 획득한 예지의 산물이었다.’

오늘 이 나라는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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