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빈들(2014.10.25.~26) 갈무리글

조회 수 816 추천 수 0 2014.10.31 23:50:51


다음은 10월 빈들모임을 함께했던 이들이 남긴 갈무리글입니다.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김.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띄웠습니다.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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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안소윤:

(* 소윤이의 그림을 어찌 옮기면 좋을까요...

“소윤아, 재밌었어?”

예쁘게 눈웃음치며 끄덕끄덕.)


여섯 살 안소울: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한옥에 오니까 좋았어요.

(* 콩나물국밥에 딸려 나온 수란에 김을 부셔서 넣어 먹으며

연신 엄청 맛있다 연발한 소울, 글씨는 또 얼마나 반듯한지...)


박윤지:

지난 여름계자 전 희중샘, 옥샘, 금용샘, 연규와 함께 달골에서 시작했던 전주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진짜 빈들로 이루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너무 가고 싶었다.

연규와 수현이와 같이 셋이서 오면 좋겠다 하고 연락했지만 사정이 있어 같이 오지 못한 수현이가 너무 아쉽다.

일단 정말 시험 끝나고 마음 편하게 여행간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여정이었다. 10명으로 이루어진 전주에서의 빈들여행. 물꼬 식구들을 밖에서 따로 만난 것도 가을에 본 것도 처음이라 뭔가 물꼬에서만 보던 것과는 느낌이 다르고 새로웠다. 타지에서 만난 게 조금 더 반갑기도 했다.

이번에 그냥 단지 구경한다기보다 배움을 얻어가는 것 같아 뜻깊다. 동학농민운동에 관해서 교과서에서만 보고 배운 것들 또 다만 외우기만 했던 것들을 실제로 설명을 듣고 눈으로 보고 걸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과거에 이런 운동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존재하고 이렇게 다들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또 간밤에 한 여러 이야기들을 하는 동안 피곤했지만 그 속에서 나오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걸었던 길들, 속이 불편해서 집중하지는 못했지만 그저 그냥 걸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한벽루에서 들은 대금소리도 너무 좋았다. 정말 옥샘 말씀처럼 항상 물꼬가 가는 곳엔 선물을 주는 것 같다. 어디서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라 더 좋았다.

그리고! 진짜 맛있는 것들을 너무 많이 먹어서 완전 행복했다.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샘들과 함께 맛집 곳곳을 다니며 먹어서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 여행을 많이 하기도 했는데, 가족들과 같이 여행을 가본지 꽤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 가족여행 했다 라는 느낌이 크게 들어서 좋았던 것 같다.

친구와 또 친하거나 아는 사람들과 여행 가는 것과 가족끼리 여행가는 것엔 느낌부터 확연히 다르다. 가족과 가면 그냥 막연하게 편해서 그만큼더 즐거운 것. 이번 여행도 그랬다.

집으로 돌아가면 곧, 조만간 가족들과 함께 전주든 어디든 여행을 꼭 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여행다운 여행을 하고 돌아가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만족스럽다.

여러샘들과 소울이, 소윤이가 함께 한 여행이라서 즐거웠다.

애쓰셨습니다~


공연규:

화창한 가을날 물꼬 사람들과 여행하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일상에 지치고 치이다가 좋은 에너지 많이 받았습니다.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좁은 시장 골목에 사람사이에 낑겨 먹었던 콩나물밥, 따가운 가을볕 쬐며 걷다 만난 한벽당, 크고 작은 물고기, 학, 왜가리를 곁에 둔 전주천 등등 친구들이랑 왔다면 결코 만날 수 없었을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유명한 먹거리만 사먹고 슥 돌아갔던 지난 전주여행을 떠올리며, 그동안 ‘힘들고 재미없다’는 이유로 지나쳤을 수많은 의미있는 경험들이 생각나 많이 반성도 합니다.

어려워서 이해는 많이 못했지만 동학농민운동에 대해 이번에 더 배울 수 있었어요. 특히 동학농민운동 지도부를 보며 거울삼아 지금의 정치는 어떤지, 정치가들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좋은 세상, 평등한 세상’을 만들자는 지금의 진보집권에서는 놓치는 많은 것들, 물꼬에서는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포용력 같은 거요.)

여행 함께한 사람들도 참 좋았는데 특히 유설샘이 멋있었습니다. 만삭에 가까운 몸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하시는 모습이 같은 여자로써 너무 멋있었어요. 다른 분들도 다 좋으신 분들이라 즐겁게 여행했습니다. 물꼬에 감사하고, 가장 애쓰셨을 옥샘께 정말 감사합니다.


강휘령:

‘동학’이 일어난 흐름들을 보면서 생계에 절박함은 정말 사람을 크게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는 배경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당신의 농민도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구나 놀랍기도 하고, 사람이 산다는 것은 환경만 다르고 사는 것은 비슷한 수준일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여기까지 뭐라고 썼는지 저도 잘 정리가 안돼요... 4/12계명? 그리고 대접주 중심 3.1운동과 관련있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음.)

전체적인 일정은 정말 뜻깊고, 편하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좋은 어른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에 대해 새삼 다시 느꼈다. 좋은 어른, 좋은 친구, 좋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걷고, 또 걷는 것. 우리 할머니가 일만하다가 다 닳아버린 무릎에 비해 나는 얼마나 좋은 시절을 보내며 좋은 곳을 걷고 나의 다리가 감사하고 나의 부모님들께 감사했다.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물꼬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저는 계속에서 저를 잃지 않기 위해, 생각하며 살기 위해 계속 물꼬에 가겠습니다. 늘 ‘그곳’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학농민운동도, 물꼬도 모두 좋은 세상을 바라며(추구하는 바가 다른 것도 있겠지만) 움직이는 모습이 닮아있는 느낌도 들었다.


윤희중:

서울이고 영동이고 모임을 한다고 하면 짬이 나지 않아서 함께 하기 어렸웠는데, 내가 생활하고 있는 전주에서 하신다고 하셔서 함께 하기로 했다.

더군다나 전주에 살고는 있으나 직장생활에 치이다 보니 돌아다닐 기회가 없어서 더욱 함께 하고 싶었다.

비록 어제는 같이 하지 못했어도 두 시간 남짓 좋은 사람들과 거리를 거닐며 다니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안미루:

광주에 오래 살면서, 어떻게 보면 가깝고 한번쯤 와볼 만한 곳인 전주에 한번도 와본 적이 없고 딱히 호기심도 가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와보니 이렇게 활기차고 좋은 느낌이 드는 곳이 있는 줄 몰랐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학이나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해서도 학교에서나 위인전 등을 통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알지는 못했는데, 역사 속에 굉장히 흥미로운 순간들이 많았음을 알게 되어 호기심이 많이 생깁니다. 집에 돌아간 이후에도 더 찾아볼 것 같네요.


송유설:

요즘 자꾸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는데,

그 어디론가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몸도 마음도 무거워서 가볍게 떠나지지가 않았었습니다.

주말마다 여기갈까 저기갈까 하다가 결국 아무데도 가지 못하거나

집근처에 외식하러 나가는 정도에서 그치곤했습니다.

빈들모임이 전주에서 한다고 해서

정말 큰 마음 먹고 나들이를 왔는데,

역시 오길 잘했다 싶고,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 꼭 전주는 아니었지만

이런 느낌, 이런 울림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편안하고,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여행!


신금룡:

깊은 그리고 맑은 가을날,

과거 현재가 있는 도시 全州를 찾아와

과거의 도시, 성곽의 모습,

東學을 생각하는 기회,

결이 고운 친구들과 함께한 일정이 좋습니다.

또한 이후 동학, 전주 관련 참고도서도

관심있는 친구들이 볼 수 있도록

게시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 책이랑 늘 가까운 금룡샘이, 특히 이번에 동학 관련 안내도 맡아주셨던,

참고문헌들을 챙겨주신다면 고맙기 그지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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