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긴 갈 것인가...
11월 한 달 네팔을 걷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짐도 싸지 못한.
일을 두고 가지 않으려 작은 것까지 메모.
그런데, 일이 거기만 다 있는 게 아니지요.
그 사이 사이 또 늘어선 일이 있고,
메모한 일 가운데도 시간을 훌쩍훌쩍 넘기기 일쑤.
오늘은 사택을 좀 청소하고 가리라 했지요.
날 추운데 너저분하기까지 하면 들어서는 마음이 더 심란하리라,
누구라도 잘 묵어가도록 치워내기.
본관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쉬우니
비어있는 방들은 그만큼 소홀하기 쉽고
그러다 잊혔던.
겨울에는 사택중심으로 일상이 돕니다.
달골에서도 내려와 사택에서 머물고.
계자 전 섣달이 있기는 하나 그땐 매운 바람이 더 사나울 테지요.
날 좋을 때 치워두고 가리라,
그래도 돌아오면 먼지이겠지만,
최소한 널려있는 것들은 없도록 하리라 하고.
소사아저씨께도 단단히 일러둡니다, 물건 널려두지 말라고.
간장집 거미줄 치고 부엌 좀 손 보고 아궁이 불도 한번 지피고,
고추장집 쓸고 닦고,
된장집 빈 방도 먼지 털고.
그리고, 곶감 걸고 깨졌던 감들 썰어 채반에 말리던 것 걷어
냉동실에 들여놓고,
남아있는 식구들을 위한 밑반찬들 준비.
안나푸르나로 가는 길은 여럿의 마음, 뭐 늘 그리 삽니다만,들이 모였더랍니다.
기락샘도 보태고,
류옥하다는 그간 모은 원고료를 백만 원이나,
출판사에서도 조금,
그리고 인교샘이 카고백이며 필요한 등산용품을,
논두렁이기도 한 선배들이 등산화며 등산내의며 등산자켓이며 구해준 물건들
(누구는 오빠부대라 부릅디다요),
그리고 산악인들이 빌려준 장비들,...
그렇게 그렇게 갑니다요.
글이 되어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