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8.나무날. 맑음

조회 수 664 추천 수 0 2014.12.31 01:06:28


낯선 도시에서 하는 아침수행.

어제 눈길을 뚫고 한 벗을 위해 방문했더랬습니다.

얼마 전 어려운 일을 겪고 침잠해져 있는 친구.

그리고 도시에서 도시로의 이동.

내일 서울에서 대안교육 세미나가 하나 있어 걸음하려.

다른 이가 하는 운전 덕분에 그가 읽던 책을 잡고 읽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입니다; <불륜>

참 어중간한. 전에도 그의 글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듯.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쯤 되겄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주인공의 ‘성격’을 세밀하게 그려낸 것은 소설가로서의 공력이겠다 싶었던.

신경숙 소설이 참 못하는 그거.


353p

우리는 변하게 하는 것은 지혜와 경험이 아니다. 시간도 아니다. 우리를 변하게 하는 것은 오직 사랑이다. 하늘을 날고 있을 때 나는 삶에 대한, 우주에 대한 내 사랑이 그 무엇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55~358p

모든 것을 줄 때는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 그러면 두려움과 질투와 무료함과 틀에 박힌 일상이 사라지고, 남는 것은 빛뿐. 두려운 허공이 아니라 서로를 가까이 이어주는 허공에서 나오는 빛. 항상 변화하며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빛. 늘 바라지는 않더라도 생기면 받아들이고 살 수 있는 그런 놀라움으로 가득한 빛.

마음껏 사랑하는 것은 마음껏 사는 것이다.

영원히 사랑하는 것은 영원히 사는 것이다.

...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일단은 사랑을 구하자. 그러면 다른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 인류가 멸종된다 해도 남는 것은 오직 사랑뿐이다.

사랑. 눈에 기쁨의 눈물이 차오른다. 아무도 우리에게 사랑을 강요할 수 없고, 우리도 타인에게 사랑을 강요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을 바라보고, 사랑과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모방하는 것뿐이다.

사랑을 얻는 다른 방법은 없으며, 거기엔 그 어떤 신비도 없다. 타인을 사랑하고 우리 자신을 사랑하고 우리의 적을 사랑하면 우리 삶에서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텔레비전을 켜면 마주하게 되는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런 비극들 속에도 만약 그곳에 조그마한 사랑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구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사랑은 더한 사랑을 낳기 때문이다.

... 진정한 사랑은 타인에게 나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내게 도움이 필요할 때 그런 사실을 두려움 없이 표현하는 것, 그리고 남들이 말한 것보다 상황이 낫다면 그에 기뻐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그것이 이 세상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 그리고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방법이다.

더 사랑하고, 또 더욱더 사랑하는 것. 언어, 국가, 견실한 스위스연방, 제네바, 내가 사는 거리, 가로든, 지금 내가 사는 집, 거실의 가구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사라진다. 내 몸 역시 사라진다.

내가 저지른 실수들, 다른 이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결정들,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해도, 오직 한 가지, 나의 사랑만은 우주의 영혼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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