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6.쇠날. 맑음

조회 수 674 추천 수 0 2015.01.04 22:32:31


청소년 계자 우리 아이들 오는 걸음 수월하라 기도로 여는 해건지기.

아이들 맞을 채비를 하며 종일이 가겠군요,

청계를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장도 보고 와야 하네요.


전구가 나갔습니다, 된장집 욕실.

그런데, 전구가 ‘망가졌다’도 아니고 나갔다고 합니다.

나가다는 들어오다의 반대어.

집을 나갔다처럼 거기 있어야 하는 전기가 그 자리를 떠났다는.

요즘은 말들을 곱씹어봅니다.

그렇게도 뭔가 끊임없이 본질을 찾아보려는.

흉흉한 날들일수록 사람들의 사유 태도가 그러하듯이.


본관 청소.

아리샘이랑 우리는 자주 그런 농담을 합니다.

“우리 같은 고급인력이 말야...”

뭐 고급인력이어도 밥 안 먹나요, 안 씻나요, 제 방 청소 안 하나요,

누군가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 거지요.

그런데, 그게 바깥세상(우리는 물꼬의 밖을 자주 그리 부르기도)에서 계급을 가르는 것으로 작용한다면

여기서는 누군가가 할 일을 내가 한다, 뭐 그런 거지요, 그것도 신나게.

그렇게 일상을 해나가는 걸 아주 중요한 공부로 생각하는 이곳이니.

휴가로 와 있던 박사 연구원인 기락샘도 오늘 “우리 나름 고급인력인데...”하며

종일 소사아저씨랑 본관을 청소했더랍니다.

물꼬에서의 일이란 늘 사는 일에 훨씬 가까운.

“내가 1년치 청소 하는 것보다 더 많이 했다.”

꽤 바지런히 쓸고 닦는 그인데도.

그리고 물꼬에서 별 특별할 것도 없는 청소 한번인데 말입니다, 하하.

그런데요, 하려다보니 참말 낡은 말이지만

교수는 없어도

농부나 먹고 사는 일에 일차적으로 관계한 이들이 없으면 안 되지 않나... 흐흐흐.

누가 더 중요한 지는 그렇게 결정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말입니다요, 흐흐흐.


청소년계자에서 아이들과 같이 읽을 문건 하나 정리.

더 깊이 경청하고

더 정성스럽고 따뜻하게 다른 이를 받아들이기 위한 믿음의 노둣돌 마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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