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 따뜻했습니다, 추워서 깨기도 하는 산마을인데.

푹한 날이 고마운.

그래서 일정에 잘 젖을 수 있었던. 어제도 오늘도.

가온이의 두통도 나아져 다행입니다.


아이들과 90분 수행을 한 해건지기였습니다.

운동으로 수련으로 기도로.

전통수련을 하고 티벳 대배 백배에 명상까지.

간절함으로.


그리고 감사한 모든 존재들 앞에 바닥에 엎드리는 마음으로.

안 할 수도 있지만 할 수도 있는 그 마음으로.

아직 온기가 모자랐던 교무실에서 깬 아침은 머리가 지끈하였는데,

수행은 온몸을 데우고 머리 무게도 덜어주었더랍니다.

‘그리고, 글’

갈무리 촌극이 있었습니다.

주제는 2‘014년 대한민국’.

그런데 서로 다른 방에서 극을 만들었는데 같은 문제를 다뤘던.

가장 최근의 사건이어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강렬하기도 했던 듯.

조현아, 대한항공 땅콩리턴 사건.

어찌하여 우리 어른들의 삶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희화화 되는가,

슬프고, 화나고,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고 사는 구나 눈물이 핑 돌았던.

만연한 갑을 관계,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가장 명징하게 보여준 사건.

을이 혼자 무엇을 하겠는지요.

을들의 연대만이 살 길.

우리가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물꼬가 결국 그 연대의 거점 하나라는 생각들.


갈무리.

도영: 가장 많이 배운 청계였다.

현지: 모두 너무나 어른스럽다.

규범: 재밌었다.

나령: 좋은 생각 좋은 말 많이 듣고 간다.

인영: 이 구성원들이 청계를 잘 꾸려갔으면(가치 있고 의미 있고 힘이 되는 시간이니까).

준하: 생각 많이 했다.

동휘: 내가, 많이 모여서 말하고 놀고 쉽지 않았고, 내가 그런 걸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지환: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다.

가온: 답답한 것 있었는데 연극 때 풀린 느낌

하다: 청계 매번하는데 할 때마다 느낌이 다른.

        얼마나 충실히 마음을 열었는가, 마음 열기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는 많은 의미들을 있을 것이다. 하루라도 잘 살았으면.

태희: 둘러앉아 얘기하는 자리 참 좋다. 청계는 꼭 와야.

해인: 활동시간 길더라. 그런데 돌아보면 짧은.

해찬: 청계 오기전 기대, 그리고 또 아쉬움.

현우: 많이 배웠다. 오지 못한 시간 아쉽고 새끼일꾼으로 오고 싶다.

석주: 다 착한 거 같다.

그러게요. 맞을 겁니다.

우리가 늘 착하지야 않지만 적어도 이곳이 우리의 선함을 확대시켜준다는 것.

좋은 관계는 그렇게 서로의 선함을, 긍정성을 끌어내주는 게 아닐는지. 상생!


현우는 계자 새끼일꾼 신청을 못해서 아쉽다고

지금이라도 안 되겠냐 문자로도 메일로도 호소를 했지요.

끝난 상황에서도 한 번 더 물어보는 자세가 훌륭한.

그런데, 아쉽습니다. 같이 하면 좋으련. 새끼일꾼 자리가 차고 넘쳐 있어...

여름에는 꼭 볼 수 있길.

“세도나(미국 명상터) 가서도, 학원에서도, 무척 많은 배움이 일어나겠지만

그렇게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운 곳에서 좋은 벗들과 이렇게 훌륭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

또 그럴 기회가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뇨.

잘 지내다가 여름에 자기점검하러 또 모이세.”


버스 시간에 쫓기는데도 또 멕여 보내고 싶지요.

빵을 굽고 차를 내고.

까짓 글이 대술까, 가서 보내도 되리,

대신 현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겠고 혹 깊이가 얕아질지도 모르지만

그 모자람이 우리 이리 모여 밥 한 끼 나누는 일에 견줄까요.


아이들이 버스에 오릅니다.

계자에 새끼일꾼으로 오는 이들은 일주일 뒤 볼 테고,

아니라면 빈들모임으로 또 머물러도 오리,

그리고 다시 여름 한복판에서 우리 보낸 한 학기를 돌아보며

점검하고 길을 헤아릴 것.

아이들과 이리 깊을 수가 있다니...

안녕. 애쓰셨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자리를 만들어주어 고마운 내 도반들이여.’


그리고,

지나간 여름 원주 교육부 연수에서 뵈었던 충북권의 한 장애예술학교의 교장샘이

예정에 없이 남편분과 함께 방문.

보이차를 나눠 마시며 아이들 얘기 한창 나누다 어둑해서야 떠나셨지요.

겨울엔 흑차가 정말 좋은.


아, 이제 계자(초등) 준비를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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