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청소년 계자를 함께했던 이들이 남긴 갈무리글입니다.

바삐 쓰게 해서,

그것도 결국 못 다 쓰고 버스에 오른.

그리고 거의 무박에 가까운 일정에 고단할 텐데

도착해서 모두 보내오기로 했던.

그런데, 못다 쓴 글을 자판으로 마저 쳐서 보내 오랬더니 더 오자가 많은 듯한.


글 차례는 대략 나이순, 그리고 쌓여있는 차례순.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띄워줌.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이라고 쓰고 나니

이번엔 딱히 그럴 일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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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송나령:

제가 요즘 달고사는 핸드폰&음악듣는 것 없이도 보람차고 상쾌한 이틀이었습니다.

좋은 말들을 들은 것과 좋은 생각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해결을 말하기보다 깊은 경청, 공감’ ‘천석꾼은 천가지 걱정, 만석꾼은 만가지 걱정’

등등 물꼬가 아니면 듣지 못했을 말들을 새기고 갑니다.

다만 역시 아쉬운 것은 친구들과 친해지지 못한 것입니다.

하루이틀만에 농담하고 웃으면서 지낼정도로 붙임성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대학교에 가서도 이러지는 않겠죠??

나름대로 좋은 사람과 만나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뜸을 들이며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있지만 저의 신념으로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몸, 맘, 말을 쓰는 법을 차근차근 배우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어제도 해인이에게 작은(?) 말실수를 하여 서로 기분이 상했습니다. 이렇게 안해도 될 말을 꼭 해가지고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점을 정말 고치고 싶은데 말처럼 안되네요.

지금도 노력중이지만 말하기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제가 되어야겠습니다.


물꼬 음식은 정말로 맛있어요! 특히 가기 전 복숭아잼은ㅠㅠ 그 맛이 잊히지 않네요.

전주에서 버스타고 다시 기차타고 또 버스타고,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지만 그보다 얻어가는 것이 더 많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하고싶은 건 많아도 항상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요

이제 마음이 서서히 정돈되고 있습니다. 산골 공기 맡으니 몸마음도 다 상쾌해졌구요!ㅎㅎ

제가 욕심이 많아서 1.2월동안 할 일을 이~~만큼 벌여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계자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대학교 가서도 품앗이 일꾼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조금 힘들어도 얼마나 보람찬 일인 지 아니까요!


12년 이해인:

수능이 끝나면 전부 끝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물꼬에 오니 이제 시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물꼬에서 새끼일꾼으로 내가 어떤 결과물을 남기고, 어떤 인식을 심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나는 이제 품앗이가 되는 거고, 어른이 된다. 지금에 와서 이야기하는 거지만 나는 나보다 어리거나 또래인 친구들이 잘해내는 것을 보면 안도감, 대단함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도 항상 조급해지고 마음이 무거웠다. 한다고 했는데 즉각적으로 “잘하고 있어!”, “그 정도면 됐다.” 와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나는 늘 초조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꼬에 오는 게 막상 편하지는 않고 늘 무거운 부담감과 함께 물꼬 교정을 밟았었던 걸로 기억한다. 계자 하루 전,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이번에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하면서. 그 친구들을 보며 좋은 상호작용을 얻은 건 분명하지만, 그만큼 나도 많이 위축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청계는 조금 달랐다. 들어가기 전, 마음가짐부터 달랐던 것 같다. 나는 현재 최고참 새끼일꾼이고, 어렸을 적부터 물꼬와 맺어온 관계를 따지면 가장 이 공간을 오래 알아온 사람이니까 못할 것 같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아는 부분,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자고 생각했다. 내 도움 없이도 잘하는 친구들이지만 그 친구들과 함께 일을 할 때 “누나는 누나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 주고 싶었던 것도 같다. 그래서 열심히 움직였다. 내 동생과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능숙하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옥샘은 아무 걱정 없으시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령이와 이 공간을 함께 공유하게 돼서 기쁘다. 그런 선택을 한 내가 자랑스럽다. 선한 마음이 가득한 친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고, 나에게 늘 새로운 충격을 주는 친구다. 옥샘께 그런 친구를 소개해 드릴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아직 배울 게 많은 것 같은데 다음 해부터는 새끼일꾼 호칭도 못 듣게 된다. 품앗이가 되는 거다. 나는 품앗이로 물꼬에 발자국을 남기고 싶고, 논두렁 후원도 하고 싶고, 아이가 생기면 내가 좋아했던 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다. 이제 스물, 앞으로 펼쳐질 시간들을 허투루 보내지 않을 것이다. 새끼일꾼 친구들을 보며 본받고, 그 에너지를 가득 받아 나도 열정적인 20대가 되고 싶다. 물꼬에서도 열정적인 해인이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옥샘, 10년째예요. 사랑합니다.


12년 박동휘:

3년 반 만의 물꼬였다. 안가자면 안 갈 수도 있었던 곳이다.

그럼에도 이곳에 다시 온 이유는, 여길 가야한다는 알 수 없는 의무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제 대학에 가게 되는 시점에서, 내 청소년기에 많은 것을 가져다준 곳이 물꼬였기 때문에 생긴 의무감으로 보인다.

‘가기 싫은데 가야지‘ 이런 종류의 것이 아닌, 겨울이 되면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고, 여름이 되면 반팔을 꺼내 입듯이, 반사적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만큼 물꼬는 나에게 가족같이 자연스러운 공간인 것이다.

첫날은 좀 불편하고, 적응도 힘들지만, 항상 그렇듯이, 그런 것들은 금방 사라진다.

항상 피하고, 두려워하는 나에게

물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 때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똑같이 좋은관계라는 것의 소중함, 즐거움을 깨우쳐주었다.

늙지 않는 물꼬에게 항상 그러했듯이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갈무리글입니다

너무 짧나요? ㅜㅜ 쓰면 쓸수록 뻔한 수사만 덧붙이는 것 같아 내용을 많이 줄이고 진심만 담았습니다.)


12년 오인영:

물꼬를 올때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물꼬를 처음 방문한 새로운 친구들이든, 물꼬에 익숙한 친구들이든 함께 1박 2일을 지내다 보면 좋은 분위기에 동화되어 유순해지는 것 같다. 옥쌤이 마지막 갈무리 때 말하신 것처럼 각자의 '좋고, 긍정적인' 면만 드러나고 선한 기질만 발휘된다. 그 어떤 곳에서도 나보다 어린 친구들과 한자리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자리를 갖기 힘든데 저녁 실타래 시간이 그러한 자리가 되서 진심으로 고맙다. 비록 나보다 나이는 어려도 여러모로 배울점이 많은 친구들 같다. 중2때부터 쭈욱 청계를 다니면서 다른 청소년들과 공유하고 생각해봤던 것들이 나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처럼, 앞으로 청계에 올 많은 친구들이 청계를 디딤돌삼아 훌륭한 사람으로 커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 청계라서 아쉬움이 남지만 나의 10대 인생을 자-알! 키워주고 20대로 들어서게 해준 물꼬라는 공간이 감사하다. 사랑해요 물꼬...


10년 송석주:

이번에 물꼬를 1박2일동안 다녀왓는데 처음보는 친구들과 처음에 만낫을때는 굉장히 어색했지만 같이일도하고 이야기하는 시간도잇어서 조금은친해진거같다

그래도 전부 다 친해진거같지 않아서 조금아쉽지만 다음에 갈땐 더욱더친해줫으면 좋겟고 가서 많은 프로그램들을 해보앗는데 전부다 좋은프로그램인거 같고

정말 좋은추억을 얻어간것같다




10년 류옥하다:

인간이란 존재는 아무래도 ‘관성’이라는 것이 있나보다.

너무나 오랜 시간 ‘관성’으로 물꼬를 다닌 것 같다. 그런데 내게 이번 청계는 새로운 자극이었다.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을 보고, 생각을 가지고 고민하는 친구들을 보며 물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했다.

이곳에 우리가 시간을 내어 모이는 이유는, 이곳이 우리만의 선함을 발현시키기 때문이 아니련지...

누구나 개개인은 선하며 동시에 죄도 짓고 실수도 한다.

그러나 인간은 분명 선할 수 있다는 것을, 성의껏 신발을 정리하는 아이들에게서, 수레를-나무수레를- 끄는 누나, 형들에게서 보았다.

다들 참 착.하.다!

p.s 마지막 순간에 나는 어쩌면 맑스의 유물론이 틀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9년 양현지:

저번 청계는 계자 뒤에 해서 쉬엄쉬엄해서 이번이 그 전 방식의 청계로서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사람들도 많아서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모두 생각이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번이 중학생으로서 마지막 청계로서 고등학생이 되도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중1,2학년 때 안 온 것을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 이번 청계에서는 오랫만에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서로 훨씬 잘 지낸 것 같아서 좋았다. 청계에서는 물꼬가 아니면 잘 하지 못할 타지사람도 만나고 몸도 쓸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갈무리글을 조금 적고있었을 때, 누군가 우리 학교 서술형 시험아니면 이렇게 글 적은적이 없지않냐?라는 말을 해왔을 때 정말 소름도 돋았다.

저번 여름부터 느껴온 것이지만 평소 생활에는 무언가를 생각하며 지내는 것이 드물었는데 물꼬에 와서는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물꼬의 장점 중에서는 빙산의 일각이겠지만. 그리고 이번에 많이 친해진 사람이건 친해지지 못한 사람이건 함께 해서 정말 좋았고, 다시 한번 봽고싶다.

모두 수고 하셨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곧 오는 2015 한 해도 모두 잘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마무리 짓겠습니다.


9년 김현우:

4년만에 물꼬에 왔고 그리고 청계는 처음인데 처음인데도 다들 잘해주고해서 즐겁게 지냈다.

원래같으면 이런 토, 일요일에 PC방이나 가 있을텐데 이렇게 물꼬에 와서 자연과 친해지고 낯선 사람들도 사귀고 하면서 보람찬 토, 일요일을 지낸 것 같다.

집에서도 잘 않하는 일을 여기서는 즐겁게 해서 보람도 두배인것 같고, 비록 몸은 아프지만 아픈만큼 마음도 뿌듯한것같다.

엄마가 항상 이런데 보내서면 하는 말이 맨날 마지막에 아쉬웠다는 말을 하지말라고 했는데 또 아쉽게 끝낸것같고

이번 겨울 계자에서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열심히 즐겁게 하겠다.


9년 문지환:

청계를 처음 와서 아는 애가 현우밖에 없었지만

일을 하고 함께 놀며 친해지고 밤에 이야기를 할 때

않좋은 추억 예기를 꺼내서 분위기가 조금 침울해진거같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있던 응어리가 풀어진 느낌이라 좋았고

짧은 시간에 연극을 어떻게할지 누가 무슨 대역을 할지 주제에 맡는 사건이 무엇이 있는가를 정하여 연극을 성공시켜서 즐거웠다.

9년 박준하:

처음에 도착했을 때는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 도착했을 때는 내가 알던 물꼬가 맞나 싶어 어색하기도 했고 이 곳에서 나 혼자 1박 2일 동안 있을 수 있을까, 적응할 수 있을까 등등의 걱정거리가 많았는데 같이 몸을 쓰면서 일도 하고 쉬는 짬짬이 얘기도 하며 말이 통해 금세 가까워지고 친해짐을 느꼈다. 괜히 걱정을 한 듯 싶기도 했다. 오랜만에 집을 나와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루를 지내는게 떨렸지만 오히려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다같이 활동을 하고 활동을 한 후에 소감을 나누고 하면서 참 좋았다. 청소년 계자는 처음이라 처음에 가진 환상이 있었는데 뭔가 상상했던 대로 인 것 같아서 좋았고 하루 정도 더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계자를 오지 않은 3년 동안 사람들도 많이 변하고 아는 얼굴도 줄어들고 해서 아쉬웠다. 아직 못 친해진 사람이 많아서 아쉬웠고 다음에 또 볼 수 있다면 좀더 말을 많이 붙여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9년 류가온:

제 네 번째 청계가 끝났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네요 이번에는...일찍 자질 말았어야 했는데

조언을 굉장히 많이 들은 청계였습니다. 중학생들과 고등학생들 사이의 경험담 공유랄까요.

나이가 먹을수록 머리만 더 복잡해져가는데 다시 정리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몸만 괜찮았어도 더 많은 얘기를 주고받는거였는데 아쉽네요..

마지막까지 무언가 풀리지 않은 기분이었는데 연극이 확실히 풀어준 것 같습니다.

가장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제도 좋았는지 느끼는 바가 분명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실정을 거의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니 더 씁쓸했네요.

새삼 물꼬가 존재하는 이유도 다시 생각해보았고요.

참 물꼬에 갈 때만큼 제가 어려보일 때가 없습니다.

정말 다들 하나 빠짐없이 격이 높고 어른스럽습니다.

물꼬에 오는 사람들이 유별난건지 유별난 사람들이 물꼬에 오는건지..하하

이번 청계에는 알차게 많이 얻어갔다! 라는 느낌보다는 풍기는 분위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훈훈하다고 해야할까요??

일 주 뒤에 꼭 뵙길 바랍니다 옥쌤!

그 때까지 안녕히..


9년 김도영:

중학생의 마지막을 물꼬에서 보내게 되어 기쁘다.

중학 생활을 홈스쿨을 하며 보낸 나는 고등학교 진학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번 청계에 이 걱정들을 다 놓고간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머리속을 떠나지않았고, 그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청계 실타래 시간에 속시원한 해답을 얻었다. 이제 막 수능을 끝낸 고3 형,누나들의 조언 덕분이다.

이번 청계는 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좋은 말씀 해주신 옥샘,형 누나들께 정말 감사하단말을 하고싶다

고등학교 진학 문제로 계자에 참여하진 못하지만 마음만은 물꼬에있다. 집에돌아와서도 물꼬 생각이 머리속을 채운다.

물꼬가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다시한번 느낀다.

물꼬는 나에게 쉼터이고, 선생이고, 친구다. 내 가치관의 기준도 물꼬에서 찾았다.

앞으로 내가 어떤일을하고 어떤사람이되던 물꼬에 있고싶다.

항상 웃는 얼굴로 저희를 맞아주시는 옥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8년 권해찬:

지금까지 해왔던 계자들 모두 특별했고, 앞으로 맞이하게 될 계자들도 특별하겠다만 이번 계자는 뭔가 더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여름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과 그리움 때문이었을까? 몸은 역시나 피곤하지만 얻어가는 것이 굉장히 많았던 1박2일이었다.

장작이나 연탄을 나르는 몸을 쓰는 일도하고 명상도하고 연극도 하는 등 많은 활동을 했지만, 나에겐 자신이 가져온 글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가장 좋았고 또한 굉장히 의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주로 공부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주로 많이 나왔는데, 평소에 공부로 고민이 꽤나 있었던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던 시간이었다. 미리 나보다 앞서 살아봤던 인생선배의 조언을 듣다보니 뭔가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내가 잘 해낼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지나보면 별거 아닌 일로 걱정을 너무 많이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야식 설거지를 하는 시간에, 하다형이 나에게 물꼬를 계속 오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난 그때 딱히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해 그냥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 질문에 계속 고민을 하다가 새삼 깨달은 점이 있다. 확실히 물꼬에 들어올 때의 나보다 나갈 때의 내가 더 성장해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들을 느끼는 것은 굉장히 기분좋고 뿌듯한 일이다. 아마 이것이 내가 계속 물꼬를 찾아오는 이유인것 같다.


8년 김태희:

중1때부터 지금까지 청계를 빠짐없이 왔는데 올때마다 항상 뜻깊고 새로운 것 같다.

물꼬 계자를 오면 하루,이틀은 항상 어색했는데 다시 청계 갈 생각하니까 어색하지않을까..라는 걱정도했다.

사실 아직도 어색해서 못 친해진 언니,오빠,친구들이 있어서 아쉽고 다시 생각하니까 '너무친한사람들끼리만 놀았던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먼저 말 못 걸어주고 같이 친하게 못 지낸게 미안하고 마음에 걸렸다.

저번 겨울 청계는 장작 나르고 힘든 일을 많이 했지만 이번 겨울 때는 부엌일을 맡아 따뜻하고 편안하게 일을 했었던 것 같다.

'말'시간 때 언니,오빠들이 나의 인생선배로써 조언을 많이 해주어서 배웠고 난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다.

물꼬는 하루던 이틀이던 일주일이던 나의 힐링인 것 같다.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항상 맑고 평온해진다.

1박2일동안 시간이 너무 빨리가서 아쉽고 평소 연극을 별로안좋아했었는데 이번 연극을 너무 재밌게 해서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였다.

청계를 하면서 '나는 청계를 빠짐없이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힐링해가야겠다.'라고 딱 느꼈고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옥쌤께도 감사하고 기락쌤,젊은할아버지께도 감사말씀 전하고싶습니다!

밥 정말 마싰엇고요 야참도 무지하게 마싰었습니다♥

사랑합니다.


8년 김자누:

솔직히, 물꼬에 있는 모든 시간이 전부 다 재미있지는 않다. 걱정과 불안과 낯가림, 어색함. 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점점 그게 더 불편해지고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하소연했을 때 그럼 왜 가냐는 질문을 받고, 또 스스로에게도 묻곤 하지만 딱히 대답할 말은 없었다. 매번 그러는데도 계자 신청 시즌이면 아무 생각 없이 신청을 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어쩌면 그냥 가는 것 같기도 하다.

‘말’ 시간에 함께 읽은 믿음의 동그라미에서 참여하는 것을 선택하라고(?) 되어있는 부분, 사람들을 기꺼이 맞아들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닿았다. 맞아들인다는 게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지만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 요즘 물꼬에서는 그 낯가림과 소심함 때문에 입에서 말이 잘 안 떨어지는데 다음 계자에서는 정말 나중에 집에 와서 후회하지 말고 말하고 싶을 때는 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개할 때 말 좀 걸어달라고 했지만 딱히 효과는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왠지 다음번에도 똑같은 생각을 할 것 같아 조금 두렵다. 그 후에 숙제 검사 할 때도 사람이 많다보니까 더 다양하고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는데 또 그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려 졸리기도 했다. 그냥 들으면서 문득 나만 해도 걱정과 고민이 많은데 다른 사람들도 다 그이상의 생각들이 있고 사람들은 또 엄청나게 많이 살아가고 있는데 그러면 이 세상에 고민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일 할 때 연탄재를 부쉈는데,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밟히는 질척질척한 땅의 찝찝함을 없애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메꾸려고 했는데 다음 날 보니 땅이 아예 딱딱하게 얼어붙어서 소용없는 일을 한 건가 싶다.

물꼬 밥은 여전히 맛있고♥ 야식도 맛있었다♥


8년 김규범:

어...

나는 물꼬에 오면 매일 놀기만 했는데 물꼬에 와서 처음으로 일하니까 적응도 안되고 매우 힘들었다 (나무가 매우 무거웠다) 그리고 집에서도 11시~12시쯤에 자는데 늦게 자서 이것도 적응이 안 되가지고 힘들었다 (그리고 좀 추워서 중간에 계속 깼다) 설거지하는데 얼음물이 나와서 동상걸릴뻔했다 양치할때도 얼음 물이아왔다 ㅠㅠ 그래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내가 새끼일꾼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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