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30.불날. 흐림

조회 수 699 추천 수 0 2015.01.06 03:19:29


날이 푹했습니다.


A/S 센터 직원을 불러 난로를 고칩니다.

어제 미리 돌려본 하나 남은 멀쩡한 난로마저 그예 점화가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계자 기간 복도에 어두울 적 내내 켜둘 난로인데,

하나가 되더라도 예비용도 없이 계자를 맞을 수는 없는 노릇.

복도나 너른 모둠방에서 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일하기엔 연탄난로가 있어 온기가 있는 곳이 낫겠다싶어

다른 물건들을 좀 밀어내고 교무실에 죄 가져다놓았지요.

그 회사 제품은 셋이었으나 수리를 기다리는 두 대의 난로로 같이 꺼내두었습니다.

그가 못하더라도 조언을 구할 수는 있을 것이므로.

사람 하나 만나기가 쉽잖은 이곳이니.

일을 맡겨만 두고 다른 볼 일을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럴 때 들여다보며 그 구조를 알 수도 있겠고,

또 수리하는 이가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무엇보다 해체했을 때 청소를 해두면 좋겠다고 걸레 들고 섰지요.


참 정성스럽게 고치시더군요.

웬만하면 사라는 얘기는 얼마나 쉬울 것인지.

이 낡은 살림에서 끊임없이 듣는 이야기.

그런데, 이제는 부품도 없는 것들이라고

이쪽에서 분리해서 저곳으로 맞춰주고

나중을 또 수리할 때를 위해 보관해야 할 것들은 따로 떼어내 보관케 하고...

“좋은 데서 사시네요...

그런데, 겨울에 힘드시죠, 이 살림을 하시려면...”

“아이고, 고마우셔라. 여자 어르신 분들이나 그런 애씀 아시는데...”

오후를 다 보내고 나갔습니다,

가스난로는 간단히 손을 봐주고.

다른 회사 한 제품은 어찌하라 방법을 일러주고.

비용도 출장기본비용에 그저 조금.

물꼬 후원이 된.

고맙습니다.


커다란 택배가 들어왔습니다.

때마다 보내주시는 분일 거라는 짐작대로 한 새끼일꾼의 부모님.

물꼬가 뭘 한 게 있다고 철마다 이리 감사 인사를 받는 걸까,

늘 고마운.

그저 멀리서 기도나 겨우 할 뿐이지만

아이들 사랑하고 아끼는 줄 아신 그 마음을 보내셨을 터.

고맙습니다.

계자에서 아이들 잘 멕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938 2015. 9.22.불날. 맑음 옥영경 2015-10-16 681
4937 2015.10. 5.달날. 맑음 옥영경 2015-10-31 681
4936 2016. 6.11.흙날. 맑음 옥영경 2016-07-09 681
4935 산마을 책방➀ 닫는 날, 2019. 8.18.해날. 맑음 옥영경 2019-09-23 681
4934 2013.12.12.나무날. 갰다가 다시 흐리며 눈비 옥영경 2013-12-27 682
4933 2014. 9.15.달날. 맑음 옥영경 2014-10-15 682
4932 2014.10. 3.쇠날. 바람 많은 옥영경 2014-10-28 682
4931 2015. 6. 9.불날. 흐린 듯하다 금세 또 볕 뜨거운 옥영경 2015-07-14 682
4930 2015. 8.22.흙날. 흐림 옥영경 2015-09-15 682
4929 2015. 9.30.물날. 맑음 옥영경 2015-10-17 682
4928 2015.10. 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11-01 682
4927 2015.12. 7.달날. 흐림 옥영경 2015-12-24 682
4926 2016. 3.16.물날. 맑음 옥영경 2016-03-31 682
4925 2016. 3.23.물날. 맑음 옥영경 2016-04-08 682
4924 2023. 9.23.흙날. 맑음 / 작업실 C동 장판 옥영경 2023-10-02 682
4923 2013. 5.2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3-06-10 683
4922 2013. 7. 9.불날. 가끔 흐림 옥영경 2013-07-26 683
4921 2013. 7.1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3-07-28 683
4920 2013.10. 2.물날. 흩뿌리던 비 개고 옥영경 2013-10-25 683
4919 2014. 1.25.흙날. 비 옥영경 2014-02-18 68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