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30.불날. 흐림

조회 수 685 추천 수 0 2015.01.06 03:19:29


날이 푹했습니다.


A/S 센터 직원을 불러 난로를 고칩니다.

어제 미리 돌려본 하나 남은 멀쩡한 난로마저 그예 점화가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계자 기간 복도에 어두울 적 내내 켜둘 난로인데,

하나가 되더라도 예비용도 없이 계자를 맞을 수는 없는 노릇.

복도나 너른 모둠방에서 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일하기엔 연탄난로가 있어 온기가 있는 곳이 낫겠다싶어

다른 물건들을 좀 밀어내고 교무실에 죄 가져다놓았지요.

그 회사 제품은 셋이었으나 수리를 기다리는 두 대의 난로로 같이 꺼내두었습니다.

그가 못하더라도 조언을 구할 수는 있을 것이므로.

사람 하나 만나기가 쉽잖은 이곳이니.

일을 맡겨만 두고 다른 볼 일을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럴 때 들여다보며 그 구조를 알 수도 있겠고,

또 수리하는 이가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무엇보다 해체했을 때 청소를 해두면 좋겠다고 걸레 들고 섰지요.


참 정성스럽게 고치시더군요.

웬만하면 사라는 얘기는 얼마나 쉬울 것인지.

이 낡은 살림에서 끊임없이 듣는 이야기.

그런데, 이제는 부품도 없는 것들이라고

이쪽에서 분리해서 저곳으로 맞춰주고

나중을 또 수리할 때를 위해 보관해야 할 것들은 따로 떼어내 보관케 하고...

“좋은 데서 사시네요...

그런데, 겨울에 힘드시죠, 이 살림을 하시려면...”

“아이고, 고마우셔라. 여자 어르신 분들이나 그런 애씀 아시는데...”

오후를 다 보내고 나갔습니다,

가스난로는 간단히 손을 봐주고.

다른 회사 한 제품은 어찌하라 방법을 일러주고.

비용도 출장기본비용에 그저 조금.

물꼬 후원이 된.

고맙습니다.


커다란 택배가 들어왔습니다.

때마다 보내주시는 분일 거라는 짐작대로 한 새끼일꾼의 부모님.

물꼬가 뭘 한 게 있다고 철마다 이리 감사 인사를 받는 걸까,

늘 고마운.

그저 멀리서 기도나 겨우 할 뿐이지만

아이들 사랑하고 아끼는 줄 아신 그 마음을 보내셨을 터.

고맙습니다.

계자에서 아이들 잘 멕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14 새 노트북컴퓨터가 생기다 옥영경 2003-12-10 2666
6613 2020. 4.13.달날. 맑음 옥영경 2020-06-15 2629
6612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621
6611 165 계자 닷샛날, 2020. 1.16.나무날. 맑음 / ‘저 너머 누가 살길래’-마고산 옥영경 2020-01-28 2594
6610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93
6609 7월 8일, 요구르트 아줌마 옥영경 2004-07-19 2589
6608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589
6607 똥 푸던 날, 5월 6일 옥영경 2004-05-12 2584
6606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583
6605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66
6604 김기선샘과 이의선샘 옥영경 2003-12-10 2548
6603 물꼬 사람들이 사는 집 옥영경 2003-12-20 2526
6602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522
6601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514
6600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508
6599 122 계자 이튿날, 2007.12.31.달날. 또 눈 옥영경 2008-01-03 2479
6598 새금강비료공사, 5월 11일 불날 옥영경 2004-05-12 2461
6597 새해맞이 산행기-정월 초하루, 초이틀 옥영경 2004-01-03 2421
6596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420
6595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40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