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푹했습니다.
A/S 센터 직원을 불러 난로를 고칩니다.
어제 미리 돌려본 하나 남은 멀쩡한 난로마저 그예 점화가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계자 기간 복도에 어두울 적 내내 켜둘 난로인데,
하나가 되더라도 예비용도 없이 계자를 맞을 수는 없는 노릇.
복도나 너른 모둠방에서 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일하기엔 연탄난로가 있어 온기가 있는 곳이 낫겠다싶어
다른 물건들을 좀 밀어내고 교무실에 죄 가져다놓았지요.
그 회사 제품은 셋이었으나 수리를 기다리는 두 대의 난로로 같이 꺼내두었습니다.
그가 못하더라도 조언을 구할 수는 있을 것이므로.
사람 하나 만나기가 쉽잖은 이곳이니.
일을 맡겨만 두고 다른 볼 일을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럴 때 들여다보며 그 구조를 알 수도 있겠고,
또 수리하는 이가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무엇보다 해체했을 때 청소를 해두면 좋겠다고 걸레 들고 섰지요.
참 정성스럽게 고치시더군요.
웬만하면 사라는 얘기는 얼마나 쉬울 것인지.
이 낡은 살림에서 끊임없이 듣는 이야기.
그런데, 이제는 부품도 없는 것들이라고
이쪽에서 분리해서 저곳으로 맞춰주고
나중을 또 수리할 때를 위해 보관해야 할 것들은 따로 떼어내 보관케 하고...
“좋은 데서 사시네요...
그런데, 겨울에 힘드시죠, 이 살림을 하시려면...”
“아이고, 고마우셔라. 여자 어르신 분들이나 그런 애씀 아시는데...”
오후를 다 보내고 나갔습니다,
가스난로는 간단히 손을 봐주고.
다른 회사 한 제품은 어찌하라 방법을 일러주고.
비용도 출장기본비용에 그저 조금.
물꼬 후원이 된.
고맙습니다.
커다란 택배가 들어왔습니다.
때마다 보내주시는 분일 거라는 짐작대로 한 새끼일꾼의 부모님.
물꼬가 뭘 한 게 있다고 철마다 이리 감사 인사를 받는 걸까,
늘 고마운.
그저 멀리서 기도나 겨우 할 뿐이지만
아이들 사랑하고 아끼는 줄 아신 그 마음을 보내셨을 터.
고맙습니다.
계자에서 아이들 잘 멕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