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1.해날. 맑음

조회 수 651 추천 수 0 2015.01.30 02:10:52


새벽, 눈 내리는 산마을.

이제 밀린 글을 써야겠다.

오후도 그러느라 보내고 있었다.

가끔 졸음이 밀려 같은 활자를 내리 누르고는 퍼뜩 정신을 가다듬고는 했다.

계자에서 덜 잔 잠은 그렇게 한 주내내 게으름처럼 밀려들 것이다.


다들 곤할 텐데도 계자 평가글들이 닿고 있다.

부지런하다.

일찌감치 해치울 줄 아는 지혜라니.

계자에서도 감동이었던 샘들이 돌아가서도 그러하다.

나 또한 너무 늦지 않은 정리가 되도록 계자 후 갈무리를 하고 있다.


점심을 먹고는 찢어진 걸레들을 빨아 난롯가에 널어 말려

문틈이나 창틀들을 닦는데 쓴다.

소사아저씨한테 칼을 갈아달라고도 부탁한다.

칼이 잘 들어야 일이 수월타.

계자 전에 갈긴 했으나 칼이 뻑뻑했다.

밥바라지 엄마가 애먹었겠다.


읍내 마을에서 동년배들이 모여 곡주를 기울이다 연락을 해왔다.

두 해 부녀회 일을 보며 두루 지역 사람들을 알게 된 덕이다.

겨울엔 그리 더러들 모이고는 하는 모양이다.

쓰고 있던 글을 좀 수습하고 느지막히 걸음 한다.

요즘은 한참 곶감을 내고 있고 집집이 곶감농을 하니 당연 화젯거리.

상황을 잘 모르는 내가 주로 질문자다.

“그런데 반건시라고 하지만...”

반건시라는 이름으로 겉은 마르고 안은 홍시에 다름없이 곶감을 내는 요즘이다.

“그래도 곶감이 곶감 같아야지. 곶감이 연시는 아니지.”

하지만 요새 도시 사람들이 찾는 추세가 그러하단다.

지난해 곶감 좋아하는 어느 어르신께 이 지역 곶감을 보냈더니 못내 아쉬워하셨다.

곶감 같지 않았던 거다.

그런데, 찾는 이들이 그렇다 하니 그리 만들어질 밖에.

“유황 그것도 꼭 해야 하나?”

곶감 색이 고운 건 유황 덕이다.

자연스런 건 검은 색을 띈다.

“그런데 중간상이 절대 그런 거 안 찾아.”

그래서 유황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흐음...

맛보라 곶감도 여럿들 주었고,

산판 일을 하는 한 사람은 통나무를 몇 준다했다.

나무를 얻어다 놓으면 나무 깎는 영욱샘이 장승을 깎아주기로 했더랬지.

올해는 학교에 새 장승이 설 수 있으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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