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립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제안서를 하나 쓰고 있다.

진로체험활동영역에서 망설이는 발처럼 다음을 잇지 못한다.

잘난 직업들 이름난 직업들 잘 팔리는 직업들 일색의 현 진로교육에서

다른 발언을 하고 싶은 거다.

다 그런 거 하면 농사는 누가 짓는가.

아이들 진로지도를 소비 중심으로만 편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먹을 사람만 있고 그걸 마련하는 이들은 없는.

또, 직업이라는 게 꼭 돈을 버는 일만 모든 것이던가.

비정부기관 일이며 숨은 많은 직업들은 또 얼마나 많은데.

문제는 가치관.

그런데,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가치관을 어찌 논할 수 있을 것인가.

직업 이야기를 어떻게, 무엇을 짜 넣으면 좋을까

시간표를 놓고 이리저리 주물럭거려본다.


화가들과 함께 하는 작업이 하나 생겼다.

일부 그림을 맡아 그리면서

이제 와서야 뭔가 하려는 걸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로.

괜찮다, 뭐 자신이 가진 만큼 하는 거지, 그런 생각.

새로운 걸 해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자주, ‘되는대로’라고 말하지만 그 말은 최선의 완곡한 어법이기 잦았던 것.

한편, 간절하면 늘 거기 이르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해왔다, 간간이 그리기도 했지만 좀 더.

공부도 그렇고, 나이 먹어서 하는 일들이 괜찮다, 늦을 것 아니다는 말이다.

그간의 경험들이 녹아들기도 하고

하여 영민함이 떨어지고 더디기는 할지라도

이해도나 통찰력으로서 분명 장점이 있다.

그러하니 아희들아, ‘자신의 때’에 이르러 해도 된다.

그럴 때 더 간절하게 하려는 것에 이르기도 할지니.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이 어리석은 짓이다.”

까뮈의 말이든 문학지 ‘레 레테르 프랑세즈’의 말이든

언론의 행태가 꼴이 말이 아니다.

멀리 친일파에서부터 어제의 범죄자들이 오늘 요직에 앉았고

그들 앞에 언론이 충실한 개로 자리 틀고 있다.

진즉에 그런 줄 모르지 않았으나 어쩌다 보고 듣는 소식들에 경악한다.

받아쓰기에, 편파는 기본이고,

상식적이고 바른 시선으로 누구 말이 맞는지 따져볼 균형 있는 시선 같은 건 잊은 지 오래.

인터넷에서 댓글 다는 강호의 고수들이 더 기자 같은.

<저널리즘>의 조 사코를 생각한다.

기자는 균형이란 미명하에 진실을 흐릴 것이 아니라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헤쳐야 한다,

저널리즘이란 정치인의 말을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현실과 비교하는 것,

저널리즘의 최고 목표는

힘센 자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부녀회장 일을 놓고 났더니

이제 면소재지 마을문고 회장을 하란다.

일이야 휴가 기간의 이동문고가 주요 일이라는데

음...

지역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일 하나쯤은 계속 이어가야지 않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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