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제안서를 하나 보냈다. 달포를 고민했고, 꼬박 2주 매달렸다.

시원할 밖에.

먼 곳이어 직접 수업을 가거나 TF에 합류는 어려울지라도

잘 쓰이길.


해날 오전에 서둘러 장수를 다녀올 일이 있었다.

바람으로 길에 물건들이 뒤집어지고 날리고,

대해리는 온 마을 온 나무들이 휘청였다.

그렇게 많은 일들이 흔들리며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요즘 위를 좀 앓고 있었는데

마치 건강을 돌보아주는 길 같아(장수라는 지명이 말이다) 위로 받는 걸음이었네.


수행모임을 같이 하고 있는 두 분이 다녀가셨다.

꼬박 한 해를 함께했다.

좋은 날 두고 하필 바람 찬 날.

“화교 학교 같네.”

중국계이시다.

말이 다 말로 전해지고

보이는 것이 다 눈으로 가던가.

공기 위에, 혹은 뒷덜미에, 때로는 먼먼 훗날에 손끝의 느낌이 닿듯도 하리.

후루룩 학교를 훑고 차 한 잔 마시고는 떠나셨다.

좋은 날 또 뵈리.

연이 끊이지 않으면 보고 또 보더라.

볼 사람들은 또 그리 보더라.


그리고, 시작이다.

위탁교육 첫날.

어렵게 잡은 시간이다.

2월에는 위탁교육을 잡지 않는데, 한 아이를 위해 열었다.

10월에 한 달을 의뢰해 왔더랬는데, 이적지 밀렸다가 겨우 한 주를 냈다.

아침저녁 함께 수행하고 같이 일하고 공부할 것이다.

저녁을 먹고 전체흐름을 안내하고,

그림명상으로 첫 밤을 보냈다.

작은 훈련의 시간이 될 것이다.

잠은... 겨울을 낡은 사택에서 나는 이곳의 겨울 그대로 사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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