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26.나무날. 맑음

조회 수 665 추천 수 0 2015.03.19 23:55:17


춥지 않냐고들 물었는데,

웬걸 날이 따사로와, 바람은 많이 불었으나.

그런데 해 떨어지자 꽝꽝 얼기 시작하는 산마을.

한밤 바람도 난폭하다.


9학년 가온이 빈들에 시간을 내지 못해 그 준비라도 도운다고 들어왔다.

다녀가고 싶더란다.

그리라도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마음을 여미고 싶었던가보다.

점심 밥상으로 맞았다.


부엌일부터 붙는다.

쪽파를 다듬고, 단호박 몇 덩이를 벗기고.

그렇게 같이 빈들을 준비한다.

달골에 올라 엊그제 하던 청소에 더해 욕실도 밀고 이불도 털고.

그리고 저녁이 내리는 거실에 앉아

현재에 산다는 것, 지금을 어떻게 살까를 얘기하다.

서로가 보이지 않을 제야 일어섰네.


저녁을 먹고 학교 안 또 얼마쯤의 청소.

그리고 밤, 숨어있는 화원에 갔노니,

저녁 수행이었다.

봄이 벌써 만개한 그곳에서 시간을 훌쩍 넘기며 머물다.

나비가 금세 날아와 앉을 것 같았다.


자정, 12시가 땡 하자 우리는 식혜를 ‘찾으러’ 갔다.

도대체, 왜, 어디로 우리는 그것을 찾으러 갔단 걸까...

언제 가온이한테 물어보시어요.


가온이도 사택에 껴 잤다, 소사아저씨 방에 스며.

상주하는 식구가 는 것 같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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