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5.해날. 부슬비

조회 수 650 추천 수 0 2015.04.29 12:09:26


비 부슬거리는 해날이다.

일은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이 봄이 흐른다.


장승 껍질 벗기기 마무리.

면소재지 마장순샘이 실어다 준 나무 둘에

추풍령 영욱샘이 깎아준, 달골에 설 장승들이다.

깎기 전 못 다 벗긴 껍질 있었고, 오늘 마저 벗겼네.

이제 세우기를 기다리는.

그리고 달골을 지킬.

달골에 있는 낡은 상이며 서랍 하나도 접착제로 보수하다.

주말은 주말의 일들이 이리 기다린다.


옛적엔 어느 마을이고 들머리에서 장승을 만날 수 있었다, 솟대처럼.

전염병이며 마을에 들어오는 나쁜 것들을 막는 수호신 장승을 세우는 과정은

통일된 마을 질서를 유지하는 과정이기도 했더랬다.

마을마다 정월 대보름이나 2월초에 동제를 지냈고,

의식은 산신제, 거리제, 장승제, 벅수제 순이었다 한다.

대체로 음력 정월 열나흗날 ‘장승제’는

부정(상가 출입, 가족중 악재, 개고기 등 생육 먹는 일 등)이 없는 주민을 선정하여

청정한 위치에 서 있는 나무를 톱을 쓰지 않고 도끼만으로 벌목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먼저 벤 것을 남성용으로 나중 것은 여성용으로,

2명이 1개씩 운반하되 남성 될 나무가 먼저 가고 여성이 따르고.

장승 나무를 메고 산을 내려와 마을로 들어서면

모두 길마중을 나와 풍물을 치고,

아낙네들은 솥을 걸고 음식을 장만하였단다.

조각은 장승제 전날에 해두었는데,

남상에게는 화토를 여상에게는 청으로 화장을 하고,

몸통 전체에 장군 이름을 먹으로 그려놓는다.

눈썰미와 손재주를 가진 사람이 중심이 되어 새 장승을 깎을 때는

이전 장승이 본보기가 되었다고.

하여 한 마을의 장승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것.

장승이 완성되면 장승의 밑둥이 흔들리지 않게 흙을 다지고 돌을 주변에 둘러쌓았는데,

이때 남녀 장승의 눈이 서로 마주치도록 각별히 신경을 썼다지.

드디어 장승을 모시는 날, 마을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하고 축문을 읽고,

다음에는 각 가정과 개인의 소원을 소지(燒紙)에 담아 빌고,

서로 어우러져 음식과 술을 먹으며 정을 돋우고 흥겨운 줄다리기 판이 벌였다고.


여름날 왁자하게 사람 모였다 하면 자주 먹는 월남쌈인데

이 봄에 월남쌈을 오랜만에 먹었네,

멀리서 논두렁 한 분이 오셔서.

고스톱도 아니고, 최소 멤버가 구성 돼야거든, 셋은 돼야!

그렇게.


기숙사에 있는 류옥하다 선수가 어제 늦은 밤 왔다가 아침에 나갔네.

그나마 버스 시간이 늦추어져 편해졌다.

06:20 버스가 07:40으로.

자정이 다 된 시간에 들어와서도 집안일이나 학교 일을 거들고 간다.

여전히 물꼬의 큰 일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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