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9.나무날. 맑음

조회 수 666 추천 수 0 2015.05.07 02:35:03


진달래꽃 살구꽃이 드디어 이 산마을에도 피었다.

대개들 그렇지 않을까, 내게도 진달래꽃은 파르티잔이다.

그리고 4,19로 이어지는.

이영도의 시에 한태근이 곡을 붙이고 노찾사 김은희가 불렀던 ‘진달래’를 흥얼거리노니.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날 쓰러져 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나 어릴 적 어느 마을이고 실성한 사람 하나쯤은 꼭 있었다.

여럿인 곳도 드물지 않았던.

일제며 6,25며, 그리고 현대사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동시대의 자기 또래들을 서로 해코지하고 어찌 제정신으로 살았을 수 있었겠는가.

진달래는 그 모든 아린 마음들!

어린 나이에도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이라 여기기는 뭔가 억지스러움이 있었다.

진달래, 그거야말로 온 나라에 산천에 피고 지는 꽃.

아, 개나리도 그렇겠구나.

그렇게 흔해야 우리 것 같은. 억지스럽지 않은.

(흐흐, 이것도 북한 찬양 될라...)

한 지자체의 장을 만날 일이 생겼다.


비서실에 면담을 요청한다.

일은 자주 엉뚱한 데서 꼬이지만

다행스럽게도 더 자주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풀렸다.

한 어르신의 안부전화가 왔고,

그리고 면담에 통행키로 한다, 잘 아시는 분이라지.

이 땅에서 무슨 일을 하는데 ‘(누구를)안다’라는 건 얼마나 중요하더냐.


아이들 진학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다.

자소서(자기소개서)에 대해서도 빠지지 않고 입에 오른다.

얘들아, 자소서 말이다, 오늘은 정말 그 이야기 좀 해야겠다.

열아홉 인생에 뭐 그리 별일들이 있었겠느냐.

제발 말 길게 하지말자.

더하여,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기 없기.

하고 싶은 얘기는 구체적으로 하라, 사례를 들어서 말이야.

그리고, 두괄식이 좋겠다. 쓰고 싶은 말 먼저 하란 말이지.

얘가 무슨 말 할라 그러는가, 입학사정관 힘들게 하지 말고.

마지막으로, 문장은 단문이 좋지 않겠나 싶다!


내일 연탄 들어온다고 소사아저씨는 창고를 정리 중이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물꼬 미용실 옥영경 2003-12-20 2230
6573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29
6572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222
6571 6월 14일, 유선샘 난 자리에 이용주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19 2220
6570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20
6569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218
6568 글이 더딘 까닭 옥영경 2004-06-28 2216
6567 지금은 마사토가 오는 중 옥영경 2004-01-06 2215
6566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208
6565 2007.11.16.쇠날. 맑음 / 백두대간 제 9구간 옥영경 2007-11-21 2200
6564 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옥영경 2004-06-11 2188
6563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187
6562 100 계자 여는 날, 1월 3일 달날 싸락눈 내릴 듯 말 듯 옥영경 2005-01-04 2185
6561 2007. 5.31.나무날. 소쩍새 우는 한여름밤! 옥영경 2007-06-15 2183
6560 6월 10일 나무날, 에어로빅과 검도 옥영경 2004-06-11 2183
6559 처음 식구들만 맞은 봄학기 첫 해날, 4월 25일 옥영경 2004-05-03 2182
6558 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옥영경 2007-06-28 2181
6557 5월 6일, 류옥하다 외할머니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5-07 2177
6556 2005.10.10.달날. 성치 않게 맑은/ 닷 마지기 는 농사 옥영경 2005-10-12 2176
6555 6월 9일 물날, 오리 이사하다 옥영경 2004-06-11 217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