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19.불날. 밤 소나기

조회 수 729 추천 수 0 2015.07.05 17:23:55

 

와, 비!

그런데, 좀 내리려나 했더니

소나기처럼,

그렇다고 소나기 같은 양도 아닌, 그저 몰아쳐서 잠시 다녀갔단 뜻에서의 소나기,

그렇게 잠시 흩뿌리다 만다.


거문도에서 쑥떡이 왔다.

벗의 누이가 보냈다.

귀한 것을 보면 다른 이들과 그리 나누는 분이시다.

별 하는 것도 없이 얻는 게 더 많은 관계들이 있다.

산골살이에 대한 지지?

어찌나 쫄깃거리는지.

쑥떡을 잘 즐기지 않는 이도 맛있단다.

얼마나 많은 손들이 물꼬를 멕여 살리는지.


면사무소에서 짧은 협의가 있었다.

달골 뒤란 일이 군청에서 면사무소로 옮겨졌고,

일단 안전조치를 하기로 한다.

무너진 것 걷어내고, 위쪽이 확 쏟아지지 않도록 좀 눕혀 다져놓기로.

“그러면 다음 일은 언제...”

그건 또 면사무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 하니

다시 군청과 협의에 들어가야.

자, 자, 또 다음 일은 다음 걸음으로.

아무래도 이번 봄학기를 다 쏟고도 다음으로 넘어갈 수도...


석사를 마치는 한 친구가 영문초록을 부탁했다.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고 영어가 일천하기도 하여

기락샘한테도 부탁해둔다.

일단 내일이나 돼야 쳐다볼 짬이 나겄다.

한국에 내가 없을 때면 급할 때 아이를 거두어주는 댁이다.

“그리라도 내가 할 일이 있으니 고맙지...”


...사실 이글에서 나는 왜 가슴이 저려오는지 반도 얘기하지 못했다.’

쥐고 있던 책에서 이 문장을 읽는데,

가슴이 저렸다.

다른 사람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나,

아직도 카펜터즈의 노래를 들을 때면 가슴이 저려온다.‘는 한 작가의 글 말미였다.

가슴이 저려오는지, 라는 두 어절이, 이어, ‘반도 얘기하지’ 못한 구절에서

나는 세월호를 생각했다. 그리고 부모들을 생각했다.

가슴이 저리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4014 2015. 5.22.쇠날. 맑음 옥영경 2015-07-06 754
4013 2015. 5.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07-06 700
4012 2015. 5.20.물날. 맑음 옥영경 2015-07-05 772
» 2015. 5.19.불날. 밤 소나기 옥영경 2015-07-05 729
4010 2015. 5.18.달날. 맑음, 저녁 흐려가는 듯하다 다시 말간 옥영경 2015-07-05 690
4009 2016. 5.17.해날. 맑음 옥영경 2015-07-03 676
4008 2015. 5.16.흙날. 맑음 옥영경 2015-07-03 705
4007 2015. 5.15.쇠날. 흐림 옥영경 2015-07-01 670
4006 2015. 5.14.나무날. 맑음, 그리고 굵은 바람 옥영경 2015-07-01 721
4005 2015. 5.13.물날. 바람 지나는, 맑은 옥영경 2015-07-01 692
4004 2015. 5.12.불날. 갬 옥영경 2015-07-01 669
4003 2015. 5.11.달날. 흐릿한 하늘, 저녁, 먼 태풍, 그리고 비 옥영경 2015-06-25 659
4002 2015. 5.10.해날. 맑음 옥영경 2015-06-25 685
4001 2015. 5. 9.흙날. 맑음 옥영경 2015-06-25 673
4000 2015. 5. 8.쇠날. 조금 어두워진 오후 / 11학년 소풍 옥영경 2015-06-24 670
3999 2015. 5. 7.나무날. 구름 조금 / 자유학기제 간담회 옥영경 2015-06-24 650
3998 2015. 5. 6.물날. 맑다 구름 조금 옥영경 2015-06-22 674
3997 2015. 5. 5.불날. 맑음 옥영경 2015-06-10 666
3996 2015. 5. 4.달날. 흐리다 맑음 옥영경 2015-06-10 804
3995 2015. 5. 3.해날. 비 옥영경 2015-06-08 67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