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익었더라. 올해도 그 딸기를 못 따먹고 지난다.
“오늘 계모임이네.”
이른 아침부터 부산한 달골이었네.
면소재지 대표, 황간 대표, 영동읍 대표, 물꼬 측 협상 대표, 그리고 고문 우리 학교아저씨.
말이 그렇다는 거다.
뒤란을 장마 전 임시로 단도리 한다고 면사무소에서 굴삭기랑 트럭들을 보내주었고,
장순샘이 우리 측 대표로 나서서 또 일을 맡아주고 있다.
포도밭 알솎이가 급한 그니인데 뭐 여기 당장 일이 또 떨어졌으니.
내일과 모레는 포도밭에 들어가 손을 보태겄다.
거실에 모여 앉아 애쓰시라 차부터 낸 아침이었다.
바깥수업이 있는 날이어 장순샘한테 맡기고 나갔는데,
오후에 장비가 보이지 않는다는 학교아저씨의 전갈.
하루 반을 쓰기로 한 장비인데...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간 거란다.
장순샘이 면 산업계에도 좇아가 작업을 더 부탁해도 보지만
햇발동 뒤로는 장비가 들어갈 수 없어 거기까지 밖에 할 수 없었다는.
작은 장비라도 붙여 무너져 내린 것들 긁어내기라도 다 해 달라 했는데,
창고동 뒤란 쪽만 긁어낸 게 전부.
시 잔치에 오신 이생진 선생님 아직도 해결 못한 뒤란 절개지를 안타까워하실까
당장 보이는 것들만이라도 좀 치워두었으면 했건만.
음...
“그러니까 이번 일을 군청에서는 이러고 만다는겨?”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산업계장님의 답변.
더 나서야 할 모양이다.
이번학기에 끝내리라 했던 일인데, 어쩌면 가을까지 넘어갈 수도.
내일 비서실에 연락 넣어 군수님 면담을 다시 잡기로 한다.
멀고 긴 일이다.
김천 넘어가 엊그제 거문도 쑥으로 만들어 보내온 떡을 나눴다.
그게 또 고맙다고 밥을 사신 한 어른.
이생진 선생님을 시잔치에 찻자리도 부탁드려놓았더랬다.
한 어르신은 운동화 신을 때 신으라 덧버선을 선물로 주시기도.
그런 마음들로 물꼬가 늘 살아가노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