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6.흙날. 맑음

조회 수 664 추천 수 0 2015.07.08 10:43:57


이생진 선생님 문자를 보고서야 현충일인 줄 알았네.

국기를 꽂고 묵념하셨다고, 살아남은 것이 고마워서.

그 커다란 아파트에 당신 댁만 태극기 날리더라는.

당신 문자를 보며 당신 사신 여든 일곱 해를 생각했다.

1929년생.

(작년 시 잔치 주제가 나이라고 할 수도 있겄다.

나이를 밝히는 건 그가 산 세월에 있었던 역사성을 살피는 것도 되더라는.)

모진 세월을 사셨더랬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제주 4.3과 여순반란, 4.19와 5.16, 긴급조치, 80년 광주,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눌렀던 시간이었으려나...


으음, 이래서야, 이래서야 어찌 농사일을 할까.

그래서 매(‘한 번에 호되게’, 뭐 그런 뜻이겠다)하면 안 된다는 게 농사일인데,

아무래도 매한 거다.

이틀 하고 오늘 녹초가.

종일 까부룩까부룩 잠이 건드렸다.


메르스로 나라가 뒤숭숭.

경기는 얼어붙었다 하고.

여행을 떠나는 제자들의 문의.

가도 되는 걸까 하는.

난 들 어디 아나.

덕분에 여기저기 상황을 물어보며 메르스에 대해 알아보는.

멀리 나가 사는 이들한테도 그 덕에 안부도 묻고 정보도 얻어보는.


달골은 번번이 자정이 넘기 일쑤인 물주기였다.

하루를 접으며 달골 오르는 시간이 어째 그랬다.

오늘은 해질녘에 물을 주었네.

블루베리도 손질했다.

와글와글 매달렸던 꽃들,

반가워라만 하고 얼마나 힘이 들지는 생각도 않은.

이런 무심함이라니. 아, 내가 그렇고나.

한 나무에 하나 혹은 둘, 아니면 아예 다 따내기도.

그래도 한 나무에 하나쯤은 열매 꼭 보고 싶은데,

그것마저 따주어야 하는 걸까...

“다 따!”

장순샘의 조언이었다.

음... 좀 더 버텨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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