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달날 맑음, 물꼬가 돈을 잃은 까닭

조회 수 1660 추천 수 0 2005.03.03 20:45:00

2월 28일 달날 맑음, 물꼬가 돈을 잃은 까닭

경희대에서 우수 동아리 포상을 한다길래
물꼬의 2004학년도 살이에 큰 보탬이었던
동아리 <물꼬를 트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한 추천서를 썼습니다.
품앗이 오승현님이 부탁해왔더라지요.
동아리 식구들이 오가며 아이들도 건사하고
특히, 승현샘은 물꼬 나무꾼으로
물꼬의 공동체 식구처럼 이 겨울을 났댔습니다.
꼭 오랫동안의 형길샘처럼 말입니다.
지난번엔 무슨 동아리대회에서 동상을 따서
그 상금을 툭 떼 물꼬 살림에도 내놨던 그들이지요.
이들의 애씀이 칭찬듣는다면 참말 좋겠습니다.

물꼬가 무지 큰 돈을 잃어(?)버렸습니다.
음...
상촌 임산의 남백현님 소유의 집을 결국 포기하기로 했답니다.
학교가 스스로 자리를 잡을 동안 부모님들 멀리 계시라고,
그래도 혹여 당장 아이를 따라 귀농을 하는 이들을 위해
면소재지에 마련하려했던 집 말입니다.
그런데 차츰 상황이 달라지면서(귀농하는 이를 중심으로 서둘러 모이자)
면소재지 그 집을 어쩌나 고민하고 있는데
상촌중학교로 발령을 받으신 학부모님이 살 수 있을까
다시 둘러보았더랍니다.
시세보다 싸다해도 역시 터무니없는 가격에
결국 포기하는 것으로 매듭을 짓자 하였지요.
정식 계약서를 쓴 건 아니었으나
계약금으로 이백만원을 주고 영수증을 받아놓았더랍니다.
부동산법으로야 계약금을 받을 수 없는 게 백번 맞다지만
그래도 얼굴 보고 살 거고 여유 있는 어르신들인데,
빈손으로 돌아오면서 좀 아쉬웠더라지요.
대개는 반반으로 조정하기도 한다던데...
대부분의 논두렁들이 달마다 만원을 후원하는데
만원을 내는 논두렁 200명이 모여야 만들 수 있는 돈이더란 말입니다.
뼈가 아프기 시작했지요.
아무 말 못하고 돌아서서 나왔다
내일쯤 전화를 드리자 합니다.
주실 만하면 주셨겠지요,
상황이 어려워 그러셔셨을 테고,
우리가 내놓으라 할 처지도 아니고,
그런데 그 돈 우리 아이들이 용돈으로,
혹은 논두렁들이 꾸깃꾸깃 모아낸 건데
나중에 돈 버시면 후원회비나 좀 내주십사하려구요.
어찌되었든 공금을 잘 못쓴 것이니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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