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는 쉼 없이 내렸다.

한밤에야 잦아들더라.

내일은 어쩔 것인가.

오늘 밤이 고비라던데.

바람도 몹시 불었다.


잘 쉬어가는 주말이다.

조금씩 에너지를 비축해야 한다,

여름 계자로 몸을 만들려면.


밖에서 샘들 몇 노래집을 엮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인데,

여러 곳에서 물꼬가 엮은 것을 가져가 담임들이 교실 안에서 잘들 쓰고 있다 했다.

물꼬의 정서와 생각을 담은 노래들을 모아 복사한 것들을 파일에 끼워 묶어 썼다.

낡고 낡아 헤지고 빠지고 찢어지고.

그 기존 노래집을 중심으로 말짱하게 엮으련다.


밤, 마실을 나갔다.

이렇게 짬나는 때가 이 여름 또 언제이겠는가.

비오는 해날, 계자 준비 일정이 시작되기 전 바로 오늘이 딱.

부녀회장일을 나 이어 맡은 형님 댁.

이태 이 산마을 부녀회장 일을 보았고 지난 정월 임기를 끝냈더랬다.

내가 맡으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젊은 엄마(그래봐야 50대 후반이거나 60대 초)들이

돌아가며 하기로 했던 것.

댁에서 물꼬 뒤란 일에 대해 지지발언을 공개적으로 하여 힘을 실어주셨고,

푸성귀들을 때마다 나눠주시거나 수확하신 것을 교문 앞에 부려주기 자주이셨다.

마음 참 좋게 만들어주시는 분.

안마도 해드리고 곡주도 나누고.

사는 일이 재미가 별 것이겠는가.

좋다, 참 좋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874 2017.12. 6.물날. 아침 눈 옥영경 2018-01-11 797
1873 2017.12. 7.나무날. 눈 내리는 아침 / 예술명상 마지막 수업 옥영경 2018-01-11 820
1872 2017학년도 바깥수업 예술명상 갈무리글 옥영경 2018-01-11 846
1871 2017.12. 8.쇠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789
1870 2017.12. 9.흙날. 흐리고 눈발 / 感銘(감명)이라 옥영경 2018-01-15 778
1869 2017.12.10.해날. 잠시 다녀간 우박 옥영경 2018-01-15 829
1868 2017.12.11.달날. 눈 / 골짝을 채우는 별스런 울음 옥영경 2018-01-15 801
1867 2017.12.12.불날. 맑음 / 장순이 가다 옥영경 2018-01-15 818
1866 2017.12.13.물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812
1865 2017.12.1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776
1864 2017.12.15.쇠날. 가끔 흐림 옥영경 2018-01-15 778
1863 2017.12.16.흙날. 가끔 흐림 / why not! 옥영경 2018-01-15 800
1862 2017.12.17.해날. 맵긴 해도 맑은 / 연어의 날이 생각났는데 옥영경 2018-01-17 928
1861 2017.12.18.달날. 잠깐 눈발, 오랜 바람 / 아름다운 시절 옥영경 2018-01-17 862
1860 2017.12.19.불날. 아침 눈, 그리고 볕 옥영경 2018-01-17 840
1859 2017.12.20.물날. 푹하기도 하지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꼽으라면 옥영경 2018-01-17 966
1858 2017.12.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8-01-17 941
1857 2017.12.22.쇠날. 맑음 / 새집에 들어온 선물이 그것만 있을까만 옥영경 2018-01-17 1034
1856 2017.12.23.흙날. 맑음 / 다녀와서도 이 일이 중심이 아니도록! 옥영경 2018-01-17 1017
1855 2017.12.24.해날. 비 옥영경 2018-01-23 108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