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23.나무날. 아침 비

조회 수 717 추천 수 0 2015.08.04 02:47:02


“비 오는데...”

빗방울 떨어지는 이른 아침.

달골 뒤란 법사면 축대공사가 비가 오는 것 감안해서 2주일 예상한다 했다.

그리고 공사 시작일이었던 지난 10일로부터 2주가 되는 오늘,

정말 끝나는 날이라고 했다.

이런 날이 오는 구나, 기숙사를 지은 2005년부터 안고 있던 문제,

너무 큰 경제적 출혈(속은 또 얼마나 끓였던가)이 있었고,

다시 이번 봄학기 물꼬 안의 수업을 포기하며 지자체에 도움을 청하고 여기에 이른.


그런데 10시께 비 쏟아진다.

그 비를 뚫고 공사 마지막 날이라 장순샘이 둘러보러 올라오기도.

저 위 꼭대기까지 가서 보기는 어렵겠다 해서 의아했더니,

세상에! 트럭에서 관리기를 내리다가 크게 다쳐 수술을 한 다리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비가 그을 때를 기다려 마저 일을 할 거라 했다.

새참으로 감자샐러드샌드위치와 사과즙, 그리고 수박을 냈네.

일꾼들이 나가기 전 몇 가지 부탁도 했다.

창고동 커다란 난로 연통이 바람에 떨어지고 어쩔 줄 몰라 하던 차

굴삭기 있을 때 타고 올라가 달아 달라고.

공사 중에 망가진 벽이랑 전기배전함도 손을 봐달라고 하고.

그리 일이 끝났다.

아직 손이 더 가야 하는 것이라도 있을 땐 군을 통해 교통하면 될 것.


공사 관련 어려운 전화도 한 통.

딸의 산바라지를 위해 부부가 다 서울에 가느라 비운 댁,

달골 뒤란 공사를 하며 인접 땅을 조금 건드리게 된 바로 그 땅 주인,

미리 말씀 못 드리고 사정이 그리 되었다 양해를 부탁드렸는데,

흔쾌하시다.

나무 서너 그루 쓰러진 댁에서 온 면지역이 떠들썩하게 하는 소란이 있었는가 하면

이렇게 굴삭기로 땅을 망가뜨렸으나

일하다 보면 그렇기도 하더라, 수습이나 잘해달라는 어르신도 계시다.

물꼬가 어디 가는 게 아니니 무슨 문제이든 해결하지 않겠는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면 얼굴 보고 해결을 어째야 좋을지 물을 수 있지 않은지.


보육원에서 청계에 오는 아이들은 국장님이 데려오시기로 한다.

오는 걸음에 밥바라지로 손을 보태겠다는.

청계 한 주 뒤에 있는 계자에 샘들 힘 쏟으라 청계는 늘 혼자 진행해왔다.

일종의 집단상담과정이기도 해서 좀 더 사적일 필요도 있어서.

힘에 부칠 건 아니어도 밥바라지 뒷배가 돼 주신다면 진행에 더 집중할 수 있을.

이 더위에 말이다.

누가 잠깐만 도와도 얼마나 수월한 이 산골 일들이던가.


2015 여름 계자 자료들 교정본이 왔다;

160 계자 글집과 미리모임 자료와 다시 엮는 노래집 ‘메아리’.

아이들 오기 전날 교사 미리모임 뒤에야 글집을 엮으면

댓 사람이 거의 날밤을 새는.

복사기 사정이 너무 나빠.

그래서 올해는 샘들이 금룡샘께 부탁했고, 샘은 또 그리 하마셨다,

노래집도 다시 엮는 결에.

서울에서 1차 교정지를 보고 수정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인쇄된 상태를 직접보고 저녁 6시까지 교정을 해 달라 택배로 왔네.

인쇄물이란 건 아무리 봐도 놓치는 게 또 있고는 하더라.

어쨌든 상주하는 교무행정 없이 늘 샘들이 그리들 일이 되도록 하는.

이 범세계적 자본주의 아래서도

반자본주의적 삶을 가능토록 하는 물꼬의 날마다의 기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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